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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르침교황청 가톨릭교육성 훈령-대화의 문화를 위한 가톨릭 학교의 정체성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3-05-19 조회수 : 1164

교황청 가톨릭교육성

훈령

대화의 문화를 위한 가톨릭 학교의 정체성

(The Identity of the Catholic School for a Culture of Dialogue)

서문

1. “교육의 현재와 미래: 쇄신의 열정”이라는 주제로 교황청 가톨릭교육성이 2015년 카스텔 간돌포에서 조직한 국제 회의에는 모든 수준과 단계의 가톨릭 학교 대표들이 참석하였고, 일반 토론에서 가장 많이 반복되고 쟁점이 되는 사안들 가운데 하나가 전 세계의 교회 교육 기관들의 가톨릭 정체성의 더 명확한 인식과 일관성에 대한 필요성으로 제시되었다. 같은 사안이, 가톨릭교육성에서 가장 최근에 있었던 정기 총회와 사도좌 정기 방문 때의 주교 모임들에서도 표명되었다. 동시에 가톨릭교육성은 종교 간 대화와 문화 간 대화의 발전과 더불어 세계화의 과정이 생겨났던 최근 몇 년간 이루어진 빠른 변화를 마주하며 가톨릭 정체성의 전통적 개념에 대한 교육 기관들의 서로 다른 해석들에서 비롯한 갈등과 호소의 상황들을 대면하게 되었다. 


2. 가톨릭교육성은, 본 성의 소관에 해당하는 사안과 관련하여, 교회 내 교육 기관들의 가톨릭 정체성의 중요성에 대한 더욱 깊고 새로운 성찰과 지침을 제공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다. 이는 항구하게 적용되는 기준과 연속성을 이루는 이 시대의 도전들에 응답하는 기준들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더불어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우리에게 정체성이 없다면 우리는 대화의 문화를 창조할 수 없다.” 1)


3. 이 훈령은 다양한 교육 단계의 성찰과 자문을 거친 결과이며, 가톨릭교육성이 학교 교육 분야에 종사하는 모든 이에게, 곧 주교회의들, 주교시노드나 주교평의회, 교구 직권자들, 축성생활회와 사도생활단 장상들, 운동들, 신자 단체들 그리고 교육 사목을 수행하는 다른 조직들과 개인들에게 제공하려는 의도를 지니고 있다. 


4. 일반 기준들은 온 교회가 교회적 일치와 친교를 지키도록 하려는 것이기에, 보조성의 원리와 시노드 여정의 원리에 따라, 서로 다른 기관들의 권한에 따라, 세상 곳곳에 흩어져 있는 지역 교회들의 여러 다른 맥락들에 더욱 맞추어야 할 것이다.


5. 가톨릭교육성은 이 기여가 모든 민족들을 가르쳐 복음을 선포하는 교회의 사명에 순종하여(마태 28,19-20 참조) 교육과 학교 교육의 분야에서 교회의 역사적 현존의 참본질과 존재 이유(raison d’être)와 관련한 이 중요한 주제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성찰하고 심화하는 기회로 기꺼이 받아들여지기를 바란다. 


6. 이 훈령의 제1장은 교회의 복음화 사명의 일반적인 맥락에서 학교 분야에서의 교회의 존재에 대한 담론을 형성한다. 곧 오늘날까지 시간과 공간 안에서 교회의 활동을 풍요롭게 해 온 각기 다른 주안점들을 지녔던 교회의 역사적 발전 안에서 교회는 어머니이자 교사라는 것이다. 제2장은 성령께 받은 다양한 은사로 풍요로운 교회 안에서 교회법 규범에 따르면서도 교회의 교계적 본질에 따라 임명되고 구성된 저마다 다른 역할들로 학교 분야에서 일하는 다양한 주체들에 대하여 다룬다. 마지막 장은 학교 교육의 다른 측면들을 모두 교회의 구체적 생활로 통합하는 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몇 가지 중요한 사안들에 할애한다. 개별 교회들에서 제기하여 본 성이 주목한 문제들을 처리하면서 체험한 사안들이다. 


7. 이처럼 이 훈령은 가톨릭 정체성에 관한 일반적인 논문도, 그렇다고 종합적인 논문도 아니고 특정 현안들을 명확히 하고 무엇보다도 교육의 주요 분야에서 갈등과 분열을 막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간결하고 실천적인 의도를 가진 수단이다. 사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교육에 관한 글로벌 콤팩트(Global Compact on Education)를 다시 시작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교육한다는 것은 위험을 무릅쓰는 것이고, 강자들의 이기주의, 약자들의 순응주의, 이상주의자들의 이념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우리를 설득하는 결정론과 운명론을 산산이 부술 수 있는 희망을 현재에 보여 주는 것입니다.”2)  교회의 굳건하고 일치된 행동만이 더욱 파편화되고 갈등이 판치는 세상 안의 교육 분야에서 예수님께서 교회에 맡기신 복음화 사명에 그리고 인간 개개인이 서로 형제자매라고 느끼는 세상 건설에 기여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고아가 아니라 자녀라는 이러한 인식으로만 우리 가운데 평화를 맛보며 살 수 있기”3)  때문이다. 


 


제1장

교회 사명 안에서 가톨릭 학교

어머니이며 스승인 교회

8.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다른 여러 가지 가운데에서 교회의 본질과 사명을 드러내는 표상인 교회의 어머니다운 모습을 교부들에게서 이끌어 냈습니다. 교회는 신자들을 낳는 어머니이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신부이기 때문입니다. 거의 모든 공의회 문헌들이 교회의 모성에 의지하여, 교회의 신비와 사목 활동을 드러내고 ‘갈라져 사는 자녀들’에 대한 교회 일치적 포용으로 교회의 사랑을 확장하며 타종교 신자들에게도, 선의를 지닌 모든 이에게 이르기까지 그 사랑을 확장하였다. 요한 23세 교황께서는 “어머니인 교회가 기뻐합니다.”(Gaudet Mater Ecclesia)라는 말씀으로 세상의 어머니가 되는 교회의 벅차오르는 기쁨을 표현하시며 공의회를 개막하셨다.


9. 어머니인 교회의 표상은 온유함과 사랑의 표현일뿐 아니라 안내자와 스승이 되는 힘도 지니고 있다. 요한 23세 교황께서는 어머니라는 호칭과 스승이라는 호칭을 연결하셨는데 이는 이 교회가 다음과 같기 때문이다. “‘진리의 기둥이며 기초’(1티모 3,15 참조)인 이 교회에, 그 지극히 거룩하신 창설자께서는 두 가지 사명을 맡기셨습니다. 즉, 스스로 자녀들을 낳고, 그 낳은 자녀들을 가르치고 다스리라는 것입니다. 교회는 어머니다운 배려로써 개개인과 민족들의 삶을 이끌어왔으며, 그 드높은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언제나 최대한 존중하여 왔고 이를 철저하게 수호하여 왔습니다.”4) 


10. 결과적으로 공의회는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다. “거룩한 어머니인 교회는 하느님이신 자기 창립자에게서 받은 명령을 완수하기 위하여, 곧 구원의 신비를 만인에게 선포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만물을 새롭게 하기 위하여, 인간의 모든 생활을, 천상 소명과 이어지는 지상 생활까지도 돌보아야 하므로, 교육의 진보와 확대에 참여합니다. 그러므로 거룩한 공의회는 그리스도인 교육, 특히 학교 교육에 관하여 몇 가지 기본 원칙을 선언합니다.”5)  이는 학교를 통하여 교회가 추구하는 교육 활동이 그저 사회적 필요에 응답하고자 하는 자선 사업으로 축소될 수 없으며 교회의 정체성과 사명의 본질적 측면을 드러낸다는 것을 명시한다. 


학교 안에서 그리스도인 교육의 ‘기본 원칙’

11. 공의회는 그리스도인 교육에 관한 선언 「교육의 중대성」(Gravissimum Educationis)에서 그리스도인 교육, 특히 학교 교육에 관하여 몇 가지 ‘기본 원칙’을 제시하였다. 첫째로, 인격 형성으로서의 교육은 보편 권리이다. “어떠한 인종, 신분, 연령이든 모든 사람은 인간 존엄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교육을 받을 양도할 수 없는 권리, 곧 자신의 목적에 부응하는 교육, 자신의 재능과 성별, 조상들의 전통과 문화에 알맞은 교육, 또한 동시에 진정한 지상의 평화와 일치를 증진하기 위하여 다른 민족들과 형제적 교류를 이루는 열린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집니다. 참교육은 인간의 궁극 목적과 더불어 사회의 선익을 지향하는 인격 형성을 추구합니다. 인간은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며 어른이 되어 그 사회의 책임을 맡을 것입니다.” 6) 


12. 교육은 모든 이의 권리이므로 공의회는 모든 이의 책임을 요청하였다. 부모의 책임과 교육적 선택에서 부모의 우선권은 첫째 자리를 차지한다. 학교 선택은 자유롭게, 양심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므로 행정 당국은 법에 따라 여러 가지 선택을 가능하게 만들 책임이 있다. 국가는 학교와 교육 계획 선택에 대한 가정들의 권리를 지원할 책임이 있다. 


13. 교회는, “특히나 교회가 모든 사람에게 구원의 길을 알려 주고 믿는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생명을 전달해 주며 끊임없는 배려로 그들이 이 충만한 생명에 이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임무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교육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므로 교회는 어머니로서 자신의 이 자녀들에게 교육을 실시하여 그들의 온 삶이 그리스도의 정신에 젖어들게 하여야 한다.”7)  이러한 관점에서 교회가 추구하는 교육은 복음화이고, 충만한 그리스도의 생명을 향하여 이미 걸어가고 있는 이들의 성장을 돌보는 것이다. 그러나 교회의 교육 제안은 교회의 자녀들뿐만 아니라 “온전한 인격 완성의 증진을 위하여 또 지상 사회의 복지를 위하여 그리고 더욱더 인간다운 세상의 건설을 위하여 모든 사람에게”8)  전달된다. 복음화와 온전한 인간 발전은 교회의 교육 활동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사실 교회의 교육 활동은 “인격 성숙을 추구할 뿐만 아니라 주로 세례를 받은 사람들이 구원의 신비를 깨닫도록 단계적으로 인도하고, 그들이 받아들인 신앙의 은혜를 날로 더욱 잘 의식하게”9)  하려는 것이다.


14. 또 다른 기본 원칙은 교사의 초기 양성과 지속 양성이다.10)  “교사들은 자신들이 바로 가톨릭 학교가 그 목적과 계획을 실행할 수 있게 하는 주역임을 명심하여야 합니다. 그러므로 교사들은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 확증된 일반 지식과 종교 지식으로 적절한 자격을 갖추고, 진보하는 시대의 발견에 알맞은 교육 기술을 풍부히 체득하도록 준비하여야 합니다. 교사들은 자신들과 학생들에 대한 사랑으로 서로 결합되고 사도 정신으로 충만하여 삶과 가르침으로 유일한 스승이신 그리스도께 증거를 보여 드려야 합니다.” 그들의 일은 “진정한 이름의 사도직이고 …… 또한 동시에 사회에 대한 참된 봉사입니다.” 11)


15. 교육의 길의 성공은 우선 상호 협력, 그 무엇보다 부모와 교사들 사이의 상호 협력의 원칙에 달려 있다. “학교 과정을 마친 뒤에도 [교사들이] 조언과 우정으로 그리고 참으로 교회 정신에 가득 찬 특별한 단체들을 만들어 그들을 줄곧 도와주어야 한다.”12) 라는 열렬한 바람으로, 이러한 원칙을 학생들의 개인행동의 기준으로 삼도록 한다. 이러한 전제 아래, 가장 필요한 것은 교구, 국가, 국제 차원에서의 건강한 협력으로, 이는 세계 인류 공동체의 선익을 위하여 요구되는 협력을 가톨릭 학교와 비가톨릭 학교 사이에서 촉진할 수 있다. 13) 


16. 가톨릭 학교들에 관련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공의회의 그리스도인 교육 선언은 그 전환점을 보여주는데, 이는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 「인류의 빛」(Lumen Gentium)14) 의 교회론에 따라 그리스도인 교육 선언이 학교를 기관이 아닌 공동체로 여기기 때문이다. 가톨릭 학교의 특징적인 요소는 “문화적인 목적과 청소년의 인간 형성”을 추구하는 것에 더하여 “자유와 사랑의 복음 정신으로 활력에 넘치는 학교 공동체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에 있다. 이러한 목표를 위하여 가톨릭 학교는 “청소년들이 자기 인격의 계발과 함께 세례를 통하여 새로 난 사람으로서 자라나도록 도와주고, 또 학생들이 점차 습득하여 가는 세계와 인생과 인간에 대한 지식을 신앙으로 비추어 주도록 모든 인간 문화를 궁극적으로 구원의 소식과 결부시키는 것”15) 을 목적으로 삼는다. 이러한 방식으로 가톨릭 학교는 열린 마음과 연대의 자세를 양성함으로써 학생들이 책임 있게 자유를 행사하도록 준비시킨다. 


앞으로의 발전

17. 공의회의 그리스도인 교육 선언은 “그리스도인 교육, 특히 학교 교육에 관하여 몇 가지 기본 원칙”만을 제시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었고, “공의회 뒤에 특별 위원회”16) 에 이 기본 원칙을 더욱 전개시켜 나가도록 위임하였다. 이는 교황청 가톨릭교육성 학교부가 이바지한 일 가운데 하나이며, 학교부는 교육의 주요 측면들, 특히 변화하는 세상에서 가톨릭 정체성의 항구한 모습, 평신도와 축성 생활자인 교사들과 학교 관리자들의 증언에 대한 책임, 다문화와 다종교 세상을 향한 대화적 접근을 심화시키는 문헌들을 많이 발표해 왔다.17)  더불어 가톨릭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긍정적이고 신중한 성교육을 받아야”18)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톨릭 학교 정체성의 역동적 모습

18. 가톨릭 학교는 인간 역사의 흐름 안에서 살아간다. 따라서 가톨릭 학교는 현시대에 적절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그 역사의 흐름을 따라가도록 지속적으로 요청받는다. 가톨릭 교육 기관의 증언은 기관의 고유한 정체성(idem esse)을 충실하게 유지하면서, 다양한 사회문화적 상황들에 대한 훌륭한 응답과 새로운 교육 방식을 채택하려는 기꺼운 마음을 가톨릭 교육 기관의 입장에서 드러낸다. 정체성이라는 말은 그리스도교 인생관과 관계된다.19)  공의회의 그리스도인 교육 선언과 이후 이어진 문헌들은 ‘학교’와 ‘가톨릭’이라는 두 용어를 통하여 교육 기관의 역동적 모습을 밝혀 나갔다. 


19. 학교로서, 가톨릭 학교는 구조화되고 체계화된 교육 활동을 통하여 개개인의 통합적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문화를 제공하는 모든 학교 기관이 지닌 특징들을 본질적으로 공유한다.20)  사실 이처럼 학교는 “끊임없는 배려로 지적 능력을 배양하는 동안, 올바른 판단력을 기르고, 앞선 세대에서 물려받은 문화 유산을 가르치며, 가치관을 증진하고, 직업 생활을 준비시키며, 다양한 환경과 자질의 학생들 사이에서 교우 관계를 맺게 하여 상호 이해의 정신을 길러 준다.”21)  그러므로 학교로 정의되려면, 기관은 개인에 대한 교육의 우선적 목적으로 이미 얻은 문화적 학문적 유산의 전수를 어떻게 통합하여야 하는지 알아야 하며, 개인들이 그들의 자유와 저마다의 소명을 존중하면서 통합적 발전을 이루고자 나아가는 데에 동반하여야 한다. 학교는 가정 다음으로 사회 환경의 첫 자리가 되어야 한다. 그 자리에서 개인과 민족들의 평화로운 삶의 필수 조건인 정의와 연대에 기반을 둔 사회를 건설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전제 조건인 사회적 관계와 형제적 관계에 대한 긍정적 경험을 하게 된다. 이는 배움과 대인 관계에서 유용한 수단인 합리성과 양심의 자유를 부여받은 모든 인간에게 열려 있는 진리의 추구를 통하여 가능하다. 


20. 본당, 단체, 수도회 등의 다른 교회 기관들과 구별되게 하는 앞서 언급된 특징들에 더하여 가톨릭 학교는 특정한 정체성을 부여받았습니다. 이는 곧,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삼는 그리스도교 인생관과의 관계”22) 이다. 그리스도와 맺는 인격적 관계는 믿는 이가 현실 전체를 근본적으로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게 하고, 완전히 새로워진 정체성을 교회에 부여한다. 이는 학교 공동체 안에서 모든 이를 향한 근본적인 질문들에 대한 적절한 응답을 촉진하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학교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에게 “복음의 원리들이 학교의 내적 동기이자 최종 목표가 되기 때문에 그 원리들이 교육 규범으로 등장케 된다.”23)  다시 말해, 가톨릭 학교에서는 다른 학교에서 흔히 사용하는 수단에 더하여, 단지 실증적이고 이성적 학문의 정보를 초월하는 진리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신앙과의 대화에 이성이 참여할 수 있다. 이는 내재적 현실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닌 인간 심연의 질문들에 응답하고자 진리 전체에 열려 있으려는 것입니다. 이성과 신앙의 이러한 대화는 모순이 되지 않는다. 학문 연구에서 가톨릭 기관들의 임무는 “마치 정반대의 것인 양 너무나 자주 대립된 위치에 있으려는 경향을 지닌 실재의 두 질서 곧 진리에 대한 추구 그리고 진리의 원천을 이미 알고 있다는 확신을 지성적 노력에 의해 실제로 결합시키는 것”24) 이기 때문이다. 


21. 학교들의 가톨릭 정체성은 그 기관적 특수성이 있음에도 그들이 교회 생활에 속해 있다는 사실을 타당하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톨릭 학교들이 교회 사명의 일부라는 사실은 “고유하고 특수한 본성인 동시에, 학교 교육 활동의 모든 순간마다 배어들어 그 순간들을 형성하는 두드러진 특성이며, 가톨릭 학교의 정체성을 이루는 근본 요소이며 그 사명의 중심”25) 이다. 따라서 가톨릭 학교는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유기적 사목 활동 안에 있다.” 26)


22. 가톨릭 학교의 교회적 본질의 두드러진 특징은 가톨릭 학교가 모든 이를 위한 학교, 특히 가장 약한 이들을 위한 학교라는 사실이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사실로 증명된다. “대다수 가톨릭 교육 기관들은 사회⸱경제적으로 혜택받지 못한 사람들의 요구에 부응하여 왔습니다. 가톨릭 학교는 버려지거나 어떠한 형태의 학교 교육도 받지 못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 대한 깊은 관심에서 시작되었다는 주장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오늘날에도 세계 여러 지역에서는 물질적 빈곤으로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정식 교육은 물론, 적절한 인간 교육과 그리스도인 교육조차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어떤 지역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가난이 가톨릭 학교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가톨릭 학교는 과거처럼 몰이해와 불신, 물적 자원의 결핍을 겪을 수 있습니다.”27)  이러한 관심은 장애를 지닌 이들의 역량에 맞춘 교과 과정을 교육 기관에서 마련함과 더불어 수작업을 기준으로 한 기술 훈련의 주춧돌이 된 직업 학교들의 설립을 통하여 드러났다. 


평신도 교육자와 축성 생활 교육자의 증언

23. 또 다른 중요한 측면, 학생들의 통합적 양성을 이루는 데에 점점 더 중요해지는 측면은 평신도 교육자와 축성 생활 교육자의 증언이다. 사실 “가톨릭 학교의 교육 계획은 학습 시간과 양성 시간, 지식 습득의 시간과 지혜 획득의 시간을 분리하지 않는다. 다양한 교과목들은 지식만을 습득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관을 배우고 진리를 발견하게 한다. 이 모든 것은 진리 탐구를 특징으로 하는 분위기를 요구한다. 지식과 삶의 스승이며 능력과 신념과 지조가 있는 교육자들은 그러한 분위기에서 불완전하기는 하나, 한 분이신 스승의 생생한 반영이 될 수 있다.”28) 


24. 학교에서, 특히 가톨릭 학교에서 평신도 가톨릭 교육자의 일이 “직업적 측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어김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직업 자체만으로 귀착되고 말 수는 없다. 직업의식은 초자연적인 그리스도교적 소명으로 특징지어지고 고양된다. 가톨릭 교사의 삶은 교회 안에서 자신의 소명 수행에 따라 특징지어져야 하며, 단순히 직업 자체의 수행에서만 그쳐서는 안 된다.” 29)


25. 축성 생활자들의 경우에, “가톨릭 학교와 다른 일반 학교에 몸담고 있는 축성 생활자들의 교육 활동은 하나의 소명이자 삶의 선택이고 성덕의 길이며, 특히 갖가지 형태의 탈선과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가장 가난한 청소년들에 대한 정의와 연대의 요구이다. 축성 생활자들은 학교의 교육 사명에 헌신함으로써, 문화라는 양식이 가장 필요한 이들에게 그 양식을 전달하는 데에 이바지한다.”30)  그들은 “주교와 친교를 이루며, 가르치면서 동시에 복음화하는 일에 힘씀으로써 참으로 중요한 교회의 사명을 수행한다.” 31)


26. 평신도 신자들과 축성 생활자들의 특수성은 공동의 교육 사명을 나눔으로써 강화되며, 이는 가톨릭 학교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본당, 교구, 교회 운동들, 그리고 보편 교회와 나누는 더 큰 친교 안에서 이루어지는 풍요로운 교류에 열려 있을 수 있고 열려 있어야 한다.”32)  함께 교육하기 위하여 공동 양성의 길도 필요하다. 이는 “현재의 교육 과제들을 파악하고 …… 이에 대처하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를 제공할 수 있는 양성 계획을 시작하고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 교육자들이 지식을 습득하고 발전시키려는 의지가 있어야 하며 나날이 새로워지는 방법론에 깨어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영성적 종교적 양성과 나눔에도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33)


대화 교육

27. 오늘날의 사회는 다문화와 다종교로 이루어져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교육은 미래를 위한 중요한 도전 과제이다. 다양한 문화적 표현의 공존을 가능하게 하고 평화로운 사회를 위하여 대화를 증진하는 것이다.” 가톨릭 학교들의 역사는 다른 문화적 배경과 종교적 소속을 지닌 학생들에 대한 환대라는 특징을 지닌다. 이러한 맥락에서, “요구되는 것은 가톨릭 학교 고유의 교육적 전망을 용감하고 혁신적으로 충실하게 실천하는 것”34) 이며, 이는 다양하게 증언하고 알고 대화하는 능력 안에서 표현된다. 


28. 가톨릭 학교의 중대한 책임은 증언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현존이 드러나야 하고 분명해야 한다. 다시 말해, 이는 가시적이고 구체적이며 의식적인 것이어야 하는 것이다. 오늘날 세속화 과정이 심화되어, 그리스도교 전통이 오래된 국가에서조차 가톨릭 학교는 선교적 상황에 놓여 있다.”35)  그들은 복음으로 분명하게 감도된 교육 계획을 통하여 증언하는 일에 헌신하도록 부름받았다. “일반 학교는 물론 가톨릭 학교에서도 신앙을 가지도록 요구하지는 않지만, 신앙을 준비시킬 수는 있다. 교육 계획을 통하여 학생이 탐구의 재능을 발전시키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고, 자기 존재와 자기를 둘러싼 실재의 신비를 발견함으로써, 신앙의 문턱에 이르도록 이끌어 줄 수 있다. 마침내 이 신앙의 문턱을 넘고자 결심한 사람들에게는 …… 그들의 신앙 체험을 계속해서 심화하는 데에 필요한 수단을 제공한다.” 36)


29. 증언하는 것에 더하여 학교의 또 다른 교육적 요소는 지식이다. 학교는 사람들에게 풍요로운 문화적 학문적 유산을 맛보게 해 주고 직업 생활을 준비시키며 상호 이해를 증진하는 중요한 임무를 지닌다. 그래서 지속적인 기술의 변화와 만연해지는 디지털 문화를 마주하며 전문가들은 “교육 사명의 핵심인 신앙과 문화와 삶의 종합을 잃지”37)  않은 채로 시대의 요구에 응답하기 위하여 삶의 전반에 걸쳐 더욱 새로운 기술로 무장하여야 한다. 지식은, 교사들과 학교 관리자들이 “수많은 기회를 만들어 줄 배움의 환경을 만들고 개발하고 관리할 능력”과 더불어 “학생들의 서로 다른 지적 능력을 존중하고 중대하고 깊은 배움으로 학생들을 이끄는 능력”38) 이 두드러지는 특징을 지니게 하는 견고한 평생 교육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학생들이 자기 자신과 자기의 적성과 잠재된 자질을 알아가는 데에 동행하는 것은, 학생들이 인생의 선택에서 깨어 있을 수 있게 하기에 부차적인 것으로 밀려날 수 없는 중요한 일이다. 


30. 가톨릭 학교는 교회 단체이다. 그래서 가톨릭 학교는 “교회의 복음 선교에 동참하며, 그리스도인 교육을 실천하는 특권적 장소이다.”39)  이에 더하여 교회는 대화를 교회의 구성적 차원으로 여기는데, 이는 교회가 바로 대화의 삼위일체의 역동성 안에, 하느님과 인간의 대화 안에 그리고 인간들 사이의 대화 안에 그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가톨릭 학교는 그 교회적 본질 때문에 이러한 요소를 자기 정체성의 구성적인 부분으로 공유한다. 그러므로 가톨릭 학교는 “기술적인 수단이 아니라, 다른 이들과 관계를 맺는 심오한 방법으로 ‘대화의 문법’을 실천해야 한다.”40)  대화는 한 사람의 고유한 정체성에 대한 관심과 다른 이들에 대한 이해와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어우러지게 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가톨릭 학교는 “개인이 그 안에서 대화의 관계를 맺어 나가면서 자신을 표현하고 인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 공동체”가 된다. “이러한 대화의 관계를 통하여, 개인은 건실한 소통을 하고 다른 이를 너그럽게 받아들이며 서로 다른 시각을 이해하고 진정한 화합의 분위기에서 신뢰를 형성해 나간다. 그러한 학교는 참으로 ‘차이들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자리인 교육 공동체’이다.”41)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대화를 돕기 위한 세 가지 기본 지침으로 “자기 자신의 정체성과 다른 이의 정체성 존중에 대한 책임, 다름을 받아들이는 용기 그리고 진실한 의지”를 제시하셨다. “자기 자신의 정체성과 다른 이의 정체성 존중에 대한 책임은, 모호하게 해서는 또는 다른 이의 기쁨을 위하여 선을 어느 정도 포기하려고 해서는 참된 대화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름을 받아들이는 용기는, 문화적으로나 종교적으로 다른 이들이 적으로 여겨지거나 취급되어서는 안 되고, 오히려 개인의 이익이 모든 이의 이익과 함께한다는 진정한 신념 안에서 여정의 동반자로서 환영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진실한 의지는, 우리 인류애의 참된 표현인 대화가 구체적인 목표를 성취하고자 하는 전략이 아니라 오히려 경쟁을 협력으로 변화시키고자 끈기 있게 이루어질 만한 진리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42)


출발하는 교육

31.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현대의 도전들 앞에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교육의 핵심적 가치를 인정하신다. 곧, 그것은 “비판적 사고를 가르치고, 도덕적 가치들 안에서 우리가 성숙하는 길을 제시해 주는” 교육에서 교회의 현존을 느끼게 함으로써 “한 걸음 한 걸음을 사람들과 함께 가는” 교회, 곧 “‘출발’하는 교회” 43)를 이루기 위한 광범위한 사목 계획의 일환이다. 교황께서는 교육을 향한 열정을 담아 몇 가지 근본적인 요소에 주의를 기울이게 하신다. 


교육은 ‘활동’입니다

32. 교육은 다양한 활동의 화음으로 이루어진다. 무엇보다도 교육은 단체 활동으로 시작됩니다. 모든 사람은 개인적 재능과 책임에 따라 협력하면서 젊은 세대들의 양성과 공동선의 건설에 이바지합니다. 그와 동시에 교육은 생태적 활동을 일으킨다. 교육은 자기 자신과 이루는 내적 균형, 다른 이들과의 연대, 모든 생명체와 이루는 자연적 균형, 하느님과 이루는 영적 균형 등 다양한 차원의 균형 회복에 이바지하기 때문이다. 또한 중요한 포용의 활동도 유발한다. “그리스도 구원 메시지의 필수적 부분인”44)  포용은 교육의 특징일 뿐만 아니라 소외되고 힘없는 이들에게 한층 가까이 가는 교육 방식이기도 하다. 포용을 통하여 교육은 조화와 평화를 일구는 평화 증진 활동을 길러낸다. 45)


교육에 관한 글로벌 콤팩트

33. 이러한 활동들은 만연한 교육 위기에 대한 대처로 모아진다.46)  교육 위기는 주로 기관, 가정, 개인 사이의 ‘교육에 관한 콤팩트’가 무산되는 데에서 비롯된다. 또한 이러한 긴장들은 세대 간 관계와 소통의 위기 그리고 팽배한 무관심으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는 사회의 파편화를 반영한다. 이 시대적 변화의 상황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오늘날 “전통적 패러다임을 가차 없이 없애버리고 새로운 의미론을 창출하는, 문화적일 뿐 아니라 인간학적이기도 한 변화”47)에 응답할 수 있는 교육에 관한 글로벌 콤팩트를 제안하신다. 


34. 교육에 관한 글로벌 콤팩트의 길은 상호인격적이고 참되며 실천적이고 형제적인 관계를 장려한다. 이렇게 하여 공동체 안에서 기꺼이 교육 봉사에 몸담으려는 이들을 양성하는 장기 계획이 시작된다. 증언과 지식과 대화에 바탕을 둔 구체적인 교수법은 개인과 사회와 환경의 변화를 위한 출발점이다. 이러한 까닭에 기술적 지식만이 아니라 “실천에 옮길 수 있는” 덕행과 “그 무엇보다도 정의에 기초한 인성적 영성적 지혜를 전수할 수 있는 폭넓은 교육에 관한 콤팩트가 필요한 것이다.” 48)  


35. 교육에 관한 글로벌 콤팩트의 구체성은 공동 참여의 조화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이는 “모든 이가 각자의 구체적인 상황과 책임에 따라 교육 과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해 주는 플랫폼”49)  형태의 참여에 대한 깊은 인식에서 비롯된다. 세월의 흐름 속에 수많은 교육 기관과 훈련 기관들을 탄생시켜 온 교육의 은사를 지닌 수도 가족들에게 이 초대는 대단히 중요하다. 소명에 영향을 주는 어려운 상황이 오히려 체험을 나누고 상호 인정에 마음을 열어 함께 일하는 기회로 변화될 수 있다. 그렇게 한다면 공동의 목표를 잃지 않고 긍정적인 힘을 낭비하지 않아, “어느 때 어느 곳에서든 필요와 도전에 적응”50) 할 수 있게 된다. 


돌봄의 문화를 위한 교육

36. 이러한 적응력은 돌봄의 문화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는다. 돌봄에 관한 교육은 “가정에서 시작된다. 사회의 자연적이고 기본적인 핵인 가정에서 우리는 다른 이들과 관계를 맺고 서로 존중하며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51)  가족 관계는, “모든 인간의 존엄, 모든 언어, 인종, 종교 공동체의 존엄, 모든 민족의 존엄을 인정하고 이 존엄에서 나오는 기본 권리들을 인정하는 것을 바탕으로 하는 가치들의 체계를 전수하도록”52)  부름받은 교육 기관으로 확장된다. 돌봄의 문화는 끈기 있는 경청, 건설적인 대화, 상호 이해를 위하여 노력하는 사람들의 교육을 위한 지역적 국제적 차원의 나침반이 된다.53)  이렇게 할 때에 “형제애의 언어를 말할 수 있는 인류를 위한 관계망”54) 이 형성된다.


 


제2장

가톨릭 정체성의 증진과 입증을 책임지는 주체들

37. “교육 사명은 학생과 부모, 교사, 교직원, 학교 운영진 등 교육 공동체를 구성하는 다양한 주체들의 협력 정신으로 수행됩니다.”55)  이들을 비롯하여, 자신의 활동을 통하여 교육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에서 영감을 받은 교육 계획을 증진하고 입증하는 그 밖의 다른 책임자들은56)  각기 다르게 다양한 차원에서 활동합니다. 곧 학교 교육 그 자체, 하느님 백성 사이에서 은사에 따라 수행하는 계획, 교계 등의 차원에서 활동합니다. 


학교 교육 공동체

학교 공동체의 구성원들 


38. 학교 공동체 전체는 그 교회성을 그리고 그 공동체가 교회 공동체의 일부임을 드러내는 표현인 학교의 가톨릭 교육 계획을 이행할 책임이 있다. “학교 공동체의 모든 성원들이 개개인의 고유한 방법으로 이 그리스도교적 안목을 가질 때 그 학교는 ‘가톨릭’ 학교가 된다. 그때부터는 복음의 원리들이 학교의 내적 동기이자 최종 목표가 되기 때문에 그 원리들이 교육 규범으로 등장케 된다.”57)  


39. 모든 이에게는 교육 계획 안에서 공식적으로 드러난 학교의 가톨릭 정체성을 인식하고 존중하며 증언할 의무가 있다. 이것은 모든 교원과 직원, 학생과 그 가정에도 적용된다. 등록할 때에 학생과 학부모는 가톨릭 학교의 교육 계획에 관하여 공지받아야 한다.58)


40. 교육 공동체는 미성년자와 가장 힘없는 이들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데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시행하면서, 학생과 기타 학교 구성원의 삶과 품위와 자유가 존중되도록 보장할 책임이 있다. 실제로 교회법과 국법을 엄정하게 적용하는 한편, 위반과 침해에 관한 일관된 징계로써 학생들과 기타 학교 구성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원칙과 가치를 발전시키는 것은 참으로 가톨릭 학교 정체성의 필수적인 요소이다.59) 


학생과 학부모


41. 학생들은 교육 과정의 능동적 참여자이다. 학생들은 성장하면서 더욱더 자신의 교육에서 주체가 된다. 따라서 그들은 교사들이 학문적 역량으로 제시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따를 책임을 지닐 뿐만 아니라 인간 현실의 한정된 지평 너머를 바라보도록 인도받아야만 한다.60)  실제로 모든 가톨릭 학교는 “학생들이 신앙과 문화의 종합을 성취”61) 하도록 돕는다.


42. 교육의 첫 번째 책임자는 학부모들이다. 이들은 자녀를 교육할 천부적 권리와 의무를 지닌다. 그들에게는 자기 자녀에게 가톨릭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수단과 기관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교회법 제793조 제1항; 동방 교회법 제627조 제2항 참조). 가톨릭 신자 학부모들은 또한 자기 자녀에게 가톨릭 교육을 제공할 의무를 지켜야 한다.


43. 이와 관련하여, 학부모들에게 첫째가는 도움은 학교입니다(교회법 제796조 제1항; 동방 교회법 제631조 제1항 참조). 자녀의 교육을 자신이 선택한 학교에 맡기는 것은 학부모들의 자유이지만(교회법 제797조; 동방 교회법 제627조 제3항 참조), 교회는 모든 신자에게 가톨릭 학교의 설립과 유지에 힘껏 협조하고 이를 육성하도록 권고합니다(교회법 제800조 제2항; 동방 교회법 제631조 제1항 참조).    


44. 학부모들은 교사들과 긴밀히 협조하고, 학교 공동체와 그들의 자녀가 관계된 의사 결정 과정에 동참하며, 학교 모임이나 학부모회에 참여하여야 한다(교회법 제796조 제2항; 동방 교회법 제631조 제1항 참조). 그리하여 특히 가톨릭 학교에서, 학부모들은 자신의 천부적 교육 소명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믿음에 따라 교육 계획에 기여하는 것이다.


교사와 행정 직원 


45. 학교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 가운데에서 교사들은 교육에 대한 특별한 책임을 지니는 것이 두드러진다. 교사들은 자신의 삶을 통한 증언만이 아니라 자신의 교육적 기량을 통하여서도 가톨릭 학교가 그 교육 계획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한다. 실제로 가톨릭 학교에서 교사들의 봉사는 교회의 임무요 직무 가운데 하나이다(교회법 제145조; 동방 교회법 제936조 제1-2항 참조).


46. 그렇기에 학교 자체는 교회의 교리에 따라 교사 임용을 위하여 필요한 기준을 이해하고 마련하여야 한다. 이 원칙은 행정 직원을 포함하는 모든 임용에 적용된다. 따라서 관련 권위는 채용될 이들에게 학교의 가톨릭 정체성과 그 함의는 물론 그 정체성을 증진하여야 할 책임에 대해서도 알려야 한다. 임용 예정자가 가톨릭 학교의 요건들과 그 학교가 교회 공동체 소속이라는 점을 따르지 않는다면, 학교는 필요한 조치를 취할 책임이 있다. 각각의 경우에 맞게 제반 상황을 고려한 뒤 해임할 수도 있다. 


47. 젊은 세대들의 양성에서,62) 교사는 올바른 교리와 성실한 삶으로 뛰어나야 한다(교회법 제803조 제2항; 동방 교회법 제639조 참조). 다른 교회나 교회 공동체, 다른 종교 소속인 교사와 행정 직원은 물론 어떤 종교적 신념도 가지지 않는 교사와 행정 직원은 임용되는 순간부터 학교의 가톨릭 특징을 인정하고 존중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가톨릭 교사들의 굳건한 현존이 그 학교의 가톨릭 정체성에 발맞추어 개발된 교육 계획의 성공적인 시행을 보장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한다. 


학교 관리자


48. 교사의 교육적 역할은 학교 관리자들의 교육적 역할과 연계되어 있습니다. “학교의 관리자는 단순히 조직 관리자 이상의 존재로, 이러한 책임을 가장 먼저 질 때 참다운 교육 관리자가 됩니다. 이 책임은 교회의 목자들과 맺은 관계에 뿌리를 둔 교회적 사목적 사명이기도 합니다.”63)  


49. 가톨릭 학교에 관한 교회법 규범에 따르면, 학교 관리직은 학교 공동체 전체와 협력하고 교회의 사목자들과 긴밀한 대화로 협력할 책임이 있다. 이는 공식적인 교육 계획과 함께 학교의 교육 사명에 관한 지침을 명시화하려는 목적이다.64)  참으로 학교의 모든 공식 활동은 저마다의 양심의 자유를 온전히 존중하는 한편,65)  학교의 가톨릭 정체성에 부합하여야 한다. 이것은 학교의 교과 과정에도 적용된다. 교과 과정은 “학교 공동체가 그 목표와 목적과 교육 내용, 그리고 이것들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명시화하는 도구이다. 교과 과정에는 학교의 문화적 교육적 정체성이 분명히 드러나 있다.”66)  


50. 나아가 학교 관리직은 교계와 이루는 친교를 통하여 실현되는 가톨릭 공동체와의 유대를 증진하고 보호하는 책임을 가진다. 참으로 “가톨릭 학교의 교회적 특성은 그 교육적 정체성의 핵심에 해당되는 것으로, 이러한 이유로 ‘가톨릭 학교는 교계와 제도적 유대를 이루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교계는 가톨릭 교리의 원칙에 근거하고 올바른 교리와 성실한 생활로 뛰어난 교원들이 전수하는 종교 수업과 교육을 보장한다(교회법 제803조; 동방 교회법 제632조와 제639조 참조).’”67) 


51. 따라서 학교 관리직은 교사들이나 학생들이 가톨릭 학교의 보편법이나 개별법이나 고유법에서 요구하는 기준을 따르지 않을 때에 언제나 적절하고 필요하며 합당한 조치들로 개입할 권리와 의무를 지닌다.


교회 내 교육의 은사

은사의 제도적 표현


52. 교회의 역사 안에서 다양한 실재들은 가톨릭 학교들의 설립에 기여해 왔다. 특히, 다양한 축성 생활회와 사도 생활단 안에서 그 설립자들에게서 영감을 받아 축성 생활자들은 가톨릭 학교들을 설립해 왔고 또 지금도 교육 부문에서 여전히 실질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53. 최근 들어 평신도들도 그들이 세례 때에 받은 소명에 힘입어 개인적으로든, 사립(교회법 제321-329조; 동방 교회법 제573조 제2항 참조) 또는 공립(교회법 제312-320조; 동방 교회법 제573-583조 참조) 평신도 단체들로 연대하여서든 가톨릭 학교들을 설립하고 관리하는 데에 앞장섰다. 평신도들과 축성 생활자들과 성직자들이 공동으로 설립하고 관리하는 학교 기관들도 있다. 하느님의 영께서는 끊임없이 교회에 다양한 은사들을 베풀어 주시고 젊은이들을 교육하는 사도직을 수행하도록 하느님 백성 안에 성소를 불어넣어 주신다.


‘가톨릭’ 학교의 정의


54. 평신도, 축성 생활자, 성직자의 학교 사도직은 교회의 참 사도직입니다. 이 사도직은 모든 차원, 곧 학교 운영부터 학교 관리직과 교사에 이르기까지 학교를 ‘가톨릭’이라고 정의하기 위해서 교회와 일치와 친교를 이루어야 하는 봉사입니다. 


55. 가톨릭 교회와 이루는 친교와 일치는, 예를 들어 축성 생활회의 경우에서처럼 공법인이 그 학교를 관리하는 경우에 실질적으로(de facto) 존재하고, 따라서 그 학교는 법률상(ipso iure) ‘가톨릭 학교’(교회법 제803조 제1항 참조)로 여겨진다. 


56. 개별 신자 또는 신자들의 사립 단체가 관리하는 경우, 학교가 ‘가톨릭 학교’로 정의되려면 교회 권위자의 인정이 요구된다. 곧, 원칙적으로 관할하는 서방/동방 교구장 주교들, 총대주교들, 상급 대주교들, 자치 관구장 교회의 관구장 대주교들 또는 성좌의 인정이 필요하다(교회법 제803조 제1항과 제3항; 동방 교회법 제632조 참조). 신자들의 모든 사도직은 언제나 교회와 이루는 친교 안에서 수행되어야 하고, 그러한 친교는 신앙 선서와 성사들과 교회 통치의 유대로 드러난다(교회법 제205조; 동방 교회법 제8조 참조). 따라서 그리스도교의 영감을 받은 모든 교육 사도직은 교회 관할권자의 명확한 인정을 받아야 한다. 이렇게 할 때에 신자들은 자신들이 선택한 학교가 가톨릭 교육을 제공한다는 보증을 얻게 된다(교회법 제794조 제2항, 제800조 제2항; 동방 교회법 제628조 제2항, 제631조 제1항 참조). 이에 관하여 교회법 제803조 제3항과 동방 교회법 제632조도, 어느 기관도 그것이 실질적으로 가톨릭 기관일지라도 교회 관할권자의 동의가 없는 한 ‘가톨릭 학교’라는 명칭을 가지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게다가 교회법 제216조와 동방 교회법 제19조는 어떠한 기획도 교회 관할권자의 동의가 없는 한 ‘가톨릭’의 명칭을 붙이지 못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57. 교육 사도직은 또한, 학교가 가톨릭으로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않았는데, 교회법 제803조와 동방 교회법 제632조에서 정한 공식 인정 절차를 회피하고자 스스로 가톨릭 학교라고 소개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이는 객관적 기준이 실제 충족되는지 확인하는 데에 방해가 될 것이다. 그러하기에 그 기관의 그러한 계획들에 동반하고, 그 기관이 실질적으로 가톨릭 기관이라면 교회와 이루는 가시적인 친교의 표현인 [가톨릭 학교] 인정을 신청하도록 요청하는 것은 서방/동방 교구장 주교의 의무일 것이다. 


58. ‘가톨릭’이라는 용어를 적법하지 않게 사용하거나 그 용어로 학교가 교회와 이루는 친교 안에 있다는 인상을 주고자 하는 경우라면, 관할 서방/동방 교구장 주교는 학교 운영과 관리직의 설명을 듣고 개별 사례를 검토한 다음에 서면으로, 그리고 만약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면 신자들에게 경각심을 주려는 목적에서 공개적으로, 이 학교는 교회가 인정하고 권장하는 가톨릭 학교가 아니라는 사실을 표명할 책임이 있다. 


교회 권위의 봉사

서방/동방 교구장 주교                


59. 서방/동방 교구장 주교는 학교의 ‘가톨릭’ 정체성을 식별하는 데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 말씀하셨듯이, “주교는 지역 교회 전체의 아버지이고 목자이다. 개별적 은사들을 식별하고 존중하며 촉진하고 조정하는 것은 그의 임무이다.”68)  개별 교회 안에서 다양한 은사들을 조직하는 이러한 권한은 무엇보다도 몇 가지 특정 행위로 드러난다.


가) 신자들이 설립한 교육 기관에 관하여 필요한 식별과 인정의 수행은 서방/동방 교구장 주교가 주관한다(교회법 제803조 제1항, 제3항; 동방 교회법 제632조).      


나) 서방/동방 교구 설립의 공법인을 설립하는 행위와 관련하여 교육 사도직의 은사들을 식별하고 그에 대하여 교회 인정을 해 주는 것은 서방/동방 교구장 주교의 책무이다(교회법 제312조 제1항 제3호, 제313조, 제579조, 제634조 제1항; 동방 교회법 제575조 제1항 제1호, 제573조 제1항, 제423조, 제435조, 제506조, 제556조, 제566조 참조). 이로써 그 공법인이 운영하는 학교는 법률상 ‘가톨릭 학교’가 된다(교회법 제803조 제1항 참조).


다) 교구 설립이든 총대주교좌 교구 설립 또는 성좌 설립이든 축성 생활회나 사도 생활단이 서방/동방 교구장 주교의 관할 지역 안에서 가톨릭 학교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그 교구장 주교의 명시적 서면 동의가 필요하다(교회법 제801조; 동방 교회법 제437조 제2항, 제509조 제2항, 제556조, 제566조 참조). 가톨릭 학교를 설립하고자 하는 그 밖의 다른 공법인에도 이러한 서면 동의가 필요하다.


라) 가톨릭 학교에 관한 보편법과 개별법의 규범들이 적용되도록 감독하는 것은 서방/동방 교구장 주교의 권리이며 의무이다. 


마) 자신의 교구 내에 있는 가톨릭 학교의 일반적 교칙과 관련한 규정을 발표하는 것은 서방/동방 교구장 주교의 권리이며 의무이다. 교회의 가르침과 규율로 고취된 이러한 규정들은 학교 내부 운영에 관한 자율권을 존중하여야 한다. 또한 이 규정들은 공법인에, 무엇보다도 수도자들이 관리하거나 평신도들이 운영하는 학교에 유효하다(교회법 제806조 제1항; 동방 교회법 제638조 제1항 참조). 이러한 규정을 통하여 서방/동방 교구장 주교들은 구속력 있는 국법을 고려하면서, 가톨릭 학교의 정관이나 교과 과정이 자신의 승인 대상이 되게 할 수도 있다.69)  만약 서방/동방 교구장 주교가 교회의 교의나 규율이 위반되었음을 확신한다면, 학교 통치권자, 예를 들어 그 학교를 운영하거나 학교 자체를 관리하는 축성 생활회의 상급 장상에게 교정을 요구할 수 있다. 수도회 장상에게 통고하여도 개선되지 않는다면 교구장 주교는 자신의 권위로써 몸소 조처할 수 있다(교회법 제683조 제2항; 동방 교회법 제415조 제4항 참조). 


바) 축성 생활회나 사도 생활단, 또는 그 밖의 공립이나 사립 단체들이 설립하였거나 관리하는 가톨릭 학교들을 비롯하여, 교구 설립이든 총대주교좌 교구 설립 또는 성좌 설립이든 자기 교구 안에 있는 모든 가톨릭 학교를 시찰하는 것은 서방/동방 교구장 주교의 권리이며 의무이다(교회법 제806조 제1항; 동방 교회법 제638조 제1항 참조). 교구장 주교는 적어도 5년마다 그 학교들을 몸소, 또는 합법적으로 장애되면 부교구장 주교나 보좌 주교 또는 총대리나 교구장 대리 또는 그 밖의 다른 탁덕을 통해서 순시하여야 한다(교회법 제396조 제1항; 동방 교회법 제205조 제1항 참조). 순시관은 가톨릭 교육의 여러 부문에서 참된 전문가들인 성직자와 평신도를 모두 대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순시는 다양한 측면에 관련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곧 “그 학교들에서 전수되는 수업이 그 지방의 다른 학교들과 적어도 같은 수준으로 학술 면에서 뛰어나도록”(교회법 제806조 제2항) 하는 교과 과정의 질, 개별 교회와 보편 교회와 이루는 친교 안에서 드러나는 학교의 교회성, 학교의 사목 활동과 학교가 본당과 맺는 관계, 학교의 교육 계획의 교회 교리와 규율에 대한 부합성, 학교 재산의 관리에 관하여(교회법 제305조, 제323조, 제325조, 제1276조 제1항; 동방 교회법 제577조, 제1022조 제1항 참조) 이루어져야 한다. 순시는 세 단계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순시관이 학교에 현 상황에 관한 보고서 작성을 요청하는 예비 단계가 있다. 또한 고유한 순시 단계가 있습니다. 이 단계 뒤에 순시관은 보고서를 통하여 순시 때에 발견한 상황을 설명하고 권위 있게 특정 규정이나 권고를 발표한다. 세 번째 단계는 순시관의 보고에 근거하여 학교가 규정이나 권고를 이행하는 단계이다.             


사) 축성 생활회나 사도 생활단 또는 그 밖의 공립이나 사립 단체들이 설립하거나 관리하는 학교들도 포함하여, 자기 교구 내에서 교구 설립이든 또는 성좌/총대교구좌 설립이든 모든 가톨릭 학교를 감독하는 것은 서방/동방 교구장 주교의 권리이며 의무이다(교회법 제806조 제1항; 동방 교회법 제638조 제1항 참조). 비록 서방/동방 교구장 주교가 그의 감독권을 행사하는 특권적 자리는 교회법적 순시 동안이지만, 그는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때에 언제라도 개입할 수 있으며, 자기 교구에 위치한 학교의 가톨릭 정체성이 심각하게 영향을 받는 경우에는 언제라도 개입하여야 한다. 학교가 성좌/총대교구좌 설립의 공법인에 속한다면, 자기 교구 안의 사목적 삶을 책임지는 서방/동방 교구장 주교가 교의나 윤리 또는 교회 규율에 반대되는 사실들이 학교 안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때에 그는 그 학교의 관할 지휘자에게 조치를 취하라고 경고하여야 한다.70)  관할권자가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서방/동방 교구장 주교는 가톨릭교육성에 상소할 수 있다. 이때에 가장 심각한 경우나 시급한 경우에 직접적으로 조치를 취해야 하는 그의 의무는 보존된다.   


아) 자기 교구를 위하여 종교학의 교원들을 임명하거나 적어도 승인하는 것은 지역의 서방 교구장 주교/동방 교구 직권자의 권리이며 의무이다. 또한 마찬가지로 종교적 또는 도덕적 이유로 필요하다면 종교학의 교원들을 해임하거나 해임되도록 요구하는 것도 교구장 주교의 권리이며 의무이다(교회법 제805조; 동방 교회법 제636조 제2항 참조).


자) 모든 교사가 교회 사명에 동참하기에, 서방/동방 교구장 주교는 자기 교구가 운영하는 가톨릭 학교의 경우에 교사를 해임할 수도 있다. 그 밖의 경우에 서방/동방 교구장 주교는 교사의 임명 요건이 더 이상 충족되지 않을 때에 그 교사의 해임을 요구할 수 있다. 주교는 혹시 있을 해임이 타당함을 보여 주는 동기와 결정적 증거를 명시하여야 한다(교회법 제50조, 제51조; 동방 교회법 제1517조 제1항, 제1519조 제2항 참조). 이때 언제나 교사의 방어권을 존중하고, 그가 교회법에 정통한 변호인의 도움을 받으면서(교회법 제1483조; 동방 교회법 제1141조 참조) 서면으로 자신을 변호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서방/동방 교구장 주교는 또한 결정문을 통하여, 그 교사가 학교의 교회 사명에 따라 봉사를 지속할 수 있게 하는 이용 가능한 다른 어떤 적합하고 필요하며 적절한 수단이 없음을 드러내야 한다.


본당 사목구와 본당 사목구 주임  


60. 서방/동방 교구가 가톨릭 학교를 직접 운영하거나 본당 사목구 주임이 대표가 되어 본당 사목구가 공법인으로서 가톨릭 학교를 직접 운영하는 일이 개별 교회 차원에서는 종종 일어난다. 이러한 경우에, 교계는 가톨릭 학교들을 감독할 의무를 수행할 뿐만 아니라 그 설립과 관리에도 직접 관여할 수 있다.         


주교, 축성 생활자, 평신도 간의 대화 


61. 순전히 법률적인 측면에 더하여, 개별 교회의 목자인 서방/동방 교구장 주교는 가톨릭 학교들의 교육적 사명에 협력하는 모든 이와 적극적으로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이러한 목적에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다음과 같이 권고하였다. “정기적으로 또 필요할 때마다 주교들과 수도회 장상들이 모여 그 지역의 사도직 전반에 관하여 협의하기를 바랍니다.”71)  “축성 생활회와 사도 생활단의 장상들과 주교들 사이의 지속적인 대화는 상호 이해를 촉진시키려는 탁월한 수단이며 그들의 상호 이해는 특히 사목 분야의 효과적인 협력을 위한 필수 전제 조건입니다. 주교들과 이러한 만남을 정기적으로 가짐으로써 남녀 장상들은 교구 안에서 계획하는 그들의 사도직 사업을 주교들에게 알리고, 그 수행 절차에 관한 필요한 합의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72) 


62. 주교가 공식적으로 개입하지 않더라도 상호 교류와 신뢰하는 대화로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서방/동방 교구장 주교의 책임인 이러한 정기적 교류는 개별 교회에서 가톨릭 학교의 책임을 맡는 모든 다른 이와도 가져야 한다. 그러한 이들로는 공법인의 책임자 또는 가톨릭 학교를 사도직으로 맡아 운영하는 신자들이 있다. 마찬가지로, 주교에게는 학교 측, 특히 학교 관리자들과 교원들과 학생들과 지속적인 대화를 유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주교회의, 주교시노드 또는 주교 평의회


63. 주교회의, 주교시노드 또는 주교 평의회는 가톨릭 학교들에 대한 그리고 일반적으로 모든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특히 종교 교육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와 관련한 일반적 규범을 제정하는 것은 주교회의, 주교시노드 또는 주교 평의회의 소임이다(교회법 제804조 제1항 참조). 특히 주교회의는 일반 교령을 통하여73)  지역 상황에 맞추어 이 훈령에서 전반적으로 설명하는 가톨릭 학교들의 정체성 증진과 확인의 원칙을 적용하도록 권고받는다. 또한 각 국가의 법률 체계에 비추어 교회법 규범을 시행하여야 한다.


64. 가톨릭 학교들에 대한 책임이 있는 주교회의, 주교시노드 또는 주교 평의회는 가톨릭 학교들을 보존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역에서 그들의 계획을 고려하여야 한다. 또한 주교회의, 주교시노드 또는 주교 평의회는, 가톨릭 학교들의 유지와 발전에 어려움이 있는 이들에게 서방/동방 교구의 재정적 지원을 증진하도록 애쓸 것이다. 공동 기금은 주교회의, 주교시노드 또는 주교 평의회에 마련될 수도 있다. 이러한 목적에서 주교회의, 주교시노드 또는 주교 평의회는 전문가 위원회의 도움을 받는, 학교와 교육 위원회를 설립하도록 권고된다.


사도좌


65. 성좌는 가톨릭 학교들을 보조할 책임이 있다. 일반적으로 교황은 “교회의 교도권에 의하여 제시된 가톨릭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원칙들이 하느님의 백성들에 의하여 한층 더 깊이 연구되고, 보호되며 인식되도록 노력”74) 하는 임무를 가톨릭교육성에 맡겼다. 가톨릭교육성은, 가톨릭 학교들이 그들의 사명을 수행하도록 이끌려는 목적으로 많은 문헌을 발표하였다. 75) 


66. 또한 가톨릭교육성은 “가톨릭 학교들을 통제하는 규범을 정한다. 또한 교구장 주교들이 가능한 곳에서는 가톨릭 학교들을 설립하고 특별한 관심으로 육성하며, 모든 학교들에서 교리교육과 사목적 배려가 신자 학생들에게 적절한 계획으로 베풀어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76)  가톨릭 학교들에 관한 이러한 법적 권한은 보조적 방식으로 가톨릭 학교들에 대한 최고 중재권을 교황의 이름으로 행사하는 것도 포함한다. 이는 청원과 요청이 사도좌에 제출되어 가톨릭교육성이 이를 검토할 때에 구체적으로 드러난다.77)  또한 가톨릭교육성은 권리와 합법적 이해관계를 주장하고자 법 규범들에 따라 제기된 상소를 검토한다(교회법 제1732-1739조; 동방 교회법 제996-1006조 참조). 이러한 권한은 가톨릭교육성이 개별 학교에 대하여 그 힘을 직접적으로 행사할 때에 나타나고, 특히 해당 학교가 성좌 설립의 공법인의 감독 아래에 있을 때에 그러할 수 있다. 


 


제3장

중대한 일부 측면들

67. 가톨릭교육성은, 제기된 상소에 종종 교육 기관들의 가톨릭 정체성에 대한 상충되는 인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는 종종 ‘가톨릭’이라는 용어에 대한 언제나 올바르지만은 않은 해석에서 그리고 권한과 법률과 관련하여 그 명확성의 부족에서 비롯된다. 


‘가톨릭’이라는 용어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

68. 기본 문제는 ‘가톨릭’이라는 용어의 구체적인 적용에 있다. 이 용어는 전적으로 법률, 형식, 교리의 기준으로 쉽게 표현되지 않는 복잡한 용어이다. 갈등의 원인들은 한편으로는 주로 환원적이거나 그저 형식적인 해석의 결과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가톨릭 정체성에 대한 모호하거나 편협한 이해의 결과이기도 하다.


환원적 관점


69. 가톨릭 정체성을 살아가는 은사의 특수성은 보편성(catholicity)의 환원적 해석을 정당화하지 않다. 이러한 환원적 해석은 명시적으로 또는 사실상 가톨릭 신앙의 핵심적인 원칙과 차원과 요건을 배제한다. 게다가 보편성은 전례적, 영성적, 사회적 상황에서 또는 학교 담당 사제나 종교 교사들이나 학교 교장의 기능에서처럼 특정 분야에만 또는 특정한 사람에게만 있을 수 없다. 보편성이 특정 분야에 또는 특정한 사람에게만 있다면 학교 공동체 전체의 그리고 학교 구성원 저마다의 책임에 모순이 될 수 있다.78)  게다가 우리는 이러한 책임을 강조하여 ‘완전한 평등주의 사회’나 판단하기 어려운 도덕적 또는 규율적 완벽주의를 도입하려는 것이 아니다. 


형식적 또는 은사적 관점


70. 형식적 해석에 따르면 가톨릭 정체성은, 교회 관할권자가 발표한 ‘교령’으로 표현된다. 이러한 교령은 합법적 지위를 부여하고 교회법 규범에 따라 재산과 통치를 인정하며 기관이 설립된 국가의 국가법적 지위도 부여할 수 있다. 이러한 정체성은, 갈등이 생겼을 때에 성좌에 상소할 가능성과 더불어 교회 관할권자의 규제와 인증으로 보장된다. 


71. 전적으로 법적 본질에 대한 여러 정의와 더불어, 제대로 정의되지 않고 현실에서 거의 명확히 구체적으로 증명되기 어려운 용어들이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인 ‘가톨릭 정신’, ‘그리스도교 영감’, 또는 ‘은사적’ 수행에 따른 다른 정의들도 있다. 이러한 해석들에 따르면 교회법 규범의 적용도 합법적인 교계 권위의 인정도 모두 필요하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그러한 적용과 인정은 ‘상징적’ 가치일 뿐이며 그렇기에 실효성이 거의 없다. 때로는 수도회, 축성 생활회, 사도 생활단, 또는 은사적 단체가 설립하거나 운영하는 교육 기관의 경우, 은사와 교회 소속 사이에 불균형이 존재한다. 일부 상황에서는 ‘가톨릭’과 관련한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대안적인 법률 용어를 사용한다. 


‘편협한’ 관점


72. 상충되는 해석의 또 다른 이유는 ‘편협한’ 가톨릭 학교 모델로 나타난다. 이러한 학교들에는 ‘온전한’ 가톨릭 신자가 아닌 이들의 자리가 없다. 이러한 접근은 모든 이와 대화하는 “출발하는 교회”의 본보기를 교육 분야에 적용하고자 하는 ‘열린’ 가톨릭 학교의 비전에 모순된다.79)  우리는 스스로 섬에 고립되어 우리의 선교적 동력을 잃어버려서는 안 되며, 동시에 우리는 우리의 그리스도교 정체성에 대한 건전한 인식을 키우면서 가톨릭 ‘문화’, 곧 보편적인 그 문화를 증언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 


권한과 법률의 명확성


73. 때로 가톨릭 정체성을 둘러싼 중대한 상황들은 권한과 법률의 명확성이 부족하여 발생한다. 이러한 경우에 먼저 보조성의 원리에 따라 권한의 타당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보조성의 원리는 하느님 앞에서 개인 저마다가 가지는 책임에 바탕을 두고 있고, 권한의 다양성과 상보성을 구별한다. 모든 이의 책임은 또한 적절한 수단의 도움을 받습니다. 이러한 수단들은 자체 평가의 실행과 그 이후 ‘외부 전문가’와의 교류를 통하여 저마다가 교육 계획의 주역이 되도록 돕는다. 이러한 수단은 또한 가톨릭 교육 분야에서 공동체를 만들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지역적, 국가적, 국제적 차원의 협회들과 단체들뿐만 아니라 교회 일치를 이루고 그에 참여하며 증진하도록 도와준다. 게다가 교육 사명에 도움이 되는 안정되고 평화로운 협력을 더욱 증진하기 위하여 여러 지도자 사이의 상호 신뢰가 부족하여서는 안 된다. 대화와 친교의 역량은 분명 이러한 목적에 기여한다.


74. 정관은 필요한 명확성을 보장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때로 이러한 정관은 새롭게 개정되지 않고 권한들이나 새로운 절차들을 분명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또한 지역적 차원에서만 나올 수 있는 식별이나 가능한 해결책에 대한 아무런 여지없이, 일반적 상황을 규제하는 정도로 지나치게 융통성 없게 설계되어 있다.


75. 가톨릭 교육 기관에 영향을 미치는 법적 문제와 권한 문제는 교회법 그리고 국가법이라는 이중 규제 체계의 결과로 생겨난다. 관련 법률이 지닌 서로 다른 목적 때문에 국가가 공적 영역에서 운영되는 가톨릭 기관들에 교회의 교리와 규율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을 일으키는 부적절한 행위들을 강요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때로 여론도 가톨릭 윤리 원칙에 따른 해결법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든다.


76. 국가적 차원(주교회의, 주교시노드 또는 주교 평의회)에서 발표한 규제들과, 교회법적 그리고 사회법적 관점에서 만들어진 시행 정관을 통하여 두 가지 법률 체계의 해석과 적용에 관한 충돌을 극복하는 데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회법은 영혼들의 구원을 그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기에(교회법 제1752조 참조), 교육 사명에 종사하는 이들 사이의 친교를 보장하는 다양한 해결법을 제공하며, 교회의 내적 일치를 깨뜨리는 추문, 교회 구성원들 사이 대화를 증진하지 못하는 무능력, 국가 법원들과 대중 매체에 갈등을 노출시키는 것에 대한 방책 역할을 한다. 


77. 또한 명확성을 위하여 가톨릭 학교들은, 사명 선언문이나 행동 강령을 마련하여야 한다. 선언문과 행동 강령은 제도적 전문적 질을 보장하는 수단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선언문과 행동 강령은, 명백한 법적 중요성을 지니는 관련자들에 의한 고용 계약서나 그 밖의 다른 계약서들을 통하여 법률적으로 강화되어야 한다. 많은 나라에서 국가법이 종교와 성적 성향과 그 밖의 사생활 측면을 이유로 하는 ‘차별’을 금지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또한 교육 기관들에는 가치들의 개요와 행동 강령을 작성할 기회가 주어진다. 관련자들이 이러한 가치들과 행동들을 존중하지 않을 경우, 그들은 관련 계약들과 제도적 지침들에서 제시하는 조항들을 준수하지 않아 직업적 청렴성이 없다는 이유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78. 또한 단순한 법률적 규범을 넘어 기관의 정체성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개인들의 책임을 증진하는 데에 또 다른 더욱 적합한 수단들이 종종 더욱 효과적으로 드러난다. 기관 내에서 개인의 자기 평가와 공동의 자체 평가 절차, 바람직한 자질 기준, 지속 양성 과정과 전문 역량 증진과 강화 계획, 성과급과 포상에 대한 지침, 좋은 실천 사례들의 취합과 기록과 연구 등이 그 예이다. 교회에서 책임을 행사하는 이들 입장에서는 교육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을 향하여 그리스도교 덕목의 표현인 자애와 신뢰를 드러내는 풍토와 행동을 만들어 내는 것이 그 어떤 태도와 조치보다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일부 민감한 주제와 분야

79. 교육적 삶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긴장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하여 더욱 큰 주의와 민감성이 필요한 상황들이 있다. 먼저, 교사와 교직원과 운영진의 선발이다. 여러 상황과 가능성을 고려하여 후보자의 전문적 자질, 교회 가르침에 대한 충실성, 그리스도인 생활에 대한 일관성을 식별하는 데에 분명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80. 갈등은 규율과 교리 부분에서도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은 가톨릭 기관의 신임을 떨어뜨리고 공동체에는 추문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러므로 갈등의 본질이라는 측면에서 그리고 학교 안팎에서 미치는 악영향이라는 측면에서 이러한 상황들이 과소평가되어서는 안 된다. 식별은, 실행되어야 하는 교정 조치들의 점진성과 비례성이라는 교회법적 원칙들을 명심하면서 지역 교회 상황 안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해임은 다른 모든 교정 시도들이 실패하고 난 다음에 합법적으로 선택되어야 하는 최후의 방법이다.


81. 국가법이 종교 자유와 학교의 가톨릭 정체성 자체 사이에 갈등을 빚는 선택을 강요하는 때도 있다. 다른 분야들을 존중하면서, 국가 당국과의 대화를 통하여 그리고 이러한 사안에 사법권을 가지고 있는 법정에 소원하여 가톨릭 신자들과 가톨릭 학교들의 권리를 합당하게 보호할 필요가 있다. 


82. 학교의 존속 가능성, 학교 재정의 지속 가능성 그리고 새로운 교육 도전들을 마주하는 학교의 자세와 관련하여 공동체 구성원들(주교, 본당 사목구 주임, 축성 생활자, 학부모, 학교 대표자들, 협회 등) 사이의 의견 차이로 지역 교회 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다시 한번, 교회의 교계적 본질을 명심하고 다른 권한들을 존중하면서 대화하고 함께 걸어가는 것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가장 주요한 방법이다.


83. 상충되는 반응이 언제나 일어나는 문제는 운영의 어려움으로 비롯되는 가톨릭 학교의 폐쇄 또는 법적 구조의 변화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건물과 재산의 재무 가치를 매각의 관점으로 생각하는 것을 또는 재무 이익의 원천을 마련하고자 가톨릭 교육의 원칙과 거리가 먼 조직에 운영권을 이전하는 것을 그 일차적인 해결 방법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사실, 교회 재산의 고유한 목적 가운데에는 특히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도직 사업과 애덕 사업이 있다(교회법 제1254조 제2항과 동방 교회법 제1007조 참조). 그러므로 서방/동방 교구나 본당 사목구 학교의 경우, 교육 봉사의 지속성을 지키고자 할 수 있는 모든 해결책을 평가하기 위해서 관련된 모든 이와 상의하는 것은 주교의 책임이다. 수도자나 평신도가 운영하는 교육 기관의 경우, 폐쇄나 양도에 앞서 주교와 논의하고 이러한 소중한 사명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교육 공동체와 더불어 찾아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가톨릭 정체성을 강화하는 만남과 융합

84. 가톨릭 정체성은 만남의 자리, 곧 생각과 행동의 융합을 촉진하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하여 다양한 관점들은 발생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공동의 해결 방안을 찾는 데에 적절한 방법론의 발전을 위한 자원이자 근본적인 원칙이 된다. 


85. 이러한 태도의 반향은 이미 요한 23세 교황의 첫 번째 회칙에서 나타난다. 그 회칙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가톨릭 교회는 …… 많은 문제를 …… 토론에 열어 두고 있습니다.”80)  이러한 의미에서 교회 권위의 직접적 개입이 요구되는 경우인지 아닌지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다양한 저자들이 여러 형태로 표현한 다음과 같은 일반적 격언은 언제나 기억되고 인정되어야 합니다. ‘필요한 일에는 일치가, 불확실한 일에는 자유가, 모든 일에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81) 


일치를 이루는 존재


86. 이러한 관점에서 오늘날 교회를 위하여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사회 교리의 일부 원칙들을 새롭게 보여 주시고 교육 분야에서 실행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도록 우리를 초대하신다. 그리하여 긴장이 발생하였을 경우, 더욱 나은 결과에 도달하고자 하는 의지가 널리 퍼지게 하려는 것이다.82)  분쟁을 해결로 이끌지 못하는 특정 태도들이 존재하는 것에 대하여 교황께서는 갈등을 넘어서는 일치라는 가장 확실한 길을 제안하신다. “갈등 앞에서 어떤 사람들은 그냥 바라보다가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제 길을 갑니다. 그들은 자기들 생활을 계속해 나가려고 여기서 손을 씻어 버립니다. 또 다른 사람들은 갈등 속으로 들어가 그 포로가 된 채 방향 감각을 잃고 그들 자신의 혼동과 불만을 제도에 투사하여, 일치를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제3의 길도 있습니다. 이것이 갈등에 대처하는 최선의 길입니다. 곧 갈등을 기꺼이 받아들여 해결하고, 이를 새로운 전진의 연결 고리로 만드는 것입니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마태 5,9)”83) 


87. 가장 심각한 갈등에서조차 복음을 바탕으로 실천되는 신앙의 일치는 여전히 지표가 되는 나침반이다. 이러한 틀에서 포용적이고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대화의 참된 문화를 향한 문이 열려 있다. 심지어 어떠한 갈등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지역 교회와 보편 교회의 교육 공동체 내에 대화와 커뮤니케이션 실천들이 마련되고 증진되며 이행되어야 합니다.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에서조차 대화와 커뮤니케이션 실천들을 보호하고 함양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재정립해야 한다. 직접적이고 내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은 관련이 없는 사람, 기관, 대중 매체, 여론으로 대체될 수 없다. 커뮤니케이션과 친교의 전략은,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 종종 권한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하는 이가 커뮤니케이션과 행동의 지침을 결정하는 위험을 피하기 위하여 필요하다. 


발전 과정을 시작하는 존재


88. “시간은 공간보다 위대하다.”라는 또 다른 원칙에 따라,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지위와 힘의 공간들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대신에 “진전의 과정들을 시작하는 것”을 제안하신다.84)  사실, 완전한 해결 방법을 찾고 그러한 해결 방법의 실현 -대체로 비현실적이지만- 을 위하여 열정적으로 싸우는 이들은 자신들의 시도로 갈등 해소에 결국 더욱 악영향을 미치고 말게 될 것이다. 


89.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을 찾으려면, 제기되고 전개된 해결 방법들이 주로 자신의 지위를 보호하려는 목적인지 또는 그러한 해결 방법들이 앞으로의 발전 과정을 내는 긍정적인 동력을 이루어 낼 수 있는지를 자문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교회법은, 사전 경고, 제재의 비례성, 개인의 객관적 한계에 따른 분명한 점진성과 같은 규율과 처벌 규범의 단계적 적용을 목적으로 하는 길을 제공한다. 교회법은 언제나 영혼들의 구원을 우선시한다는 사실을 보호하기 때문이다. 


90. 또한 유익한 진전의 과정들을 시작하기 위하여 깊은 식별이 필요하며, 이는 인성적, 영성적, 법률적, 주관적, 실용적 차원을 한데 모은다. “가톨릭 학교뿐 아니라 수도회 회원들이 설립하였거나 운영하고 있는 학교들까지도 감독하고 시찰할”(교회법 제806조 제1항; 동방 교회법 제638조 제1항) 주교의 의무와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톨릭 정체성에 관한 문제들에 관한 성급한 성명들은 분쟁을 해결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보편성(catholicity)에서 벗어나 있다고 추정되는 교육 기관에 관한 가능한 조치들은 반드시 필요하고 적법할 수 있겠지만 교회 전체와 교회 사명에 입힐 중대한 실질적 손해를 피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경우에 마지막 수단이 되어야 한다. 


91. 더욱더 세계화되는 세상에서 지역 상황과 관련한 개별적 결정들이라 하더라도 보편 교회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과소평가되어서는 안 된다. 관할 권위가 실행 가능한 해결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 통상적인 진전의 과정이 시작되어야 한다. 이 과정은 관련된 모든 이의 논의와, 모든 교회법적 시민법적 측면에 대한 고려와, 어떤 결정과 부합하거나 충돌할 수 있는 제삼자의 권리는 물론 그러한 결정이 교육 분야에서 교회의 다른 계획들과 여론에 끼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고려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실제적이고 지속적 해결 방안을 발전시키는 존재


92. 갈등 상황에서 개별 문제의 측면들이 때때로 원칙과 이상에 관한 토론의 대상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실재가 생각보다 더 중요하다.’85) 라는 원칙은 이러한 오류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해결 방법들은 지역 현실에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으며 그 모든 요소를 알고 있는 이들을 포함하여 최대한 즉각적인 차원에서 발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교회 내부의 갈등을 다른 법률 기관에 위임하는 것은, 법적으로 명확하게 요구되지 않는다면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상위 교회 권위자들에게 즉각적으로 소원하는 것 또한 피해야 합니다. 지역에서 해결하는 것이 더욱 즉각적이고 지속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회의 모든 신자 구성원은 사도좌가 모든 사안에 관심을 가지도록 할 권리가 있다.86)  


93. 끝으로 ‘전체는 부분보다 더 크다.’87) 라는 원칙에 따라 교회 안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긴장들을 해소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이들은, 단 하나의 갈등조차도 교회의 다른 분야와 차원에 미칠 수 있는 결과를 고려해야 한다. 그러므로 신중함을 발휘하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믿을 수 있는 것이다. 결정되어 적용될 수 있는 어떠한 해결 방법이라도 장기적 관점으로 고려되어야 하며, 이는 사람과 기관의 유익하고 신뢰가 있는 협력의 가능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함이다. 사람과 기관은 교회가 세상에 교육 봉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함께 걸어가라고 부름받았다.


 


결론

94. 가톨릭교육성은 교육 기관의 가톨릭 정체성에 관한 이 훈령을 발표하면서, 봉사 정신으로 교회의 선교적 변화를 공유하는 데에 도움을 주고자 성찰의 발판과 일부 지침을 제공하고자 한다. “교회는 오늘날 세상에 나아가 모든 이에게, 모든 장소에서, 온갖 기회에, 주저하거나 망설이지 말고 두려움 없이,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88)  때문이다.


95. 신앙과 이성과 학문의 만남의 주제를 다루는 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다음과 같이 강조하신다. “교육 활동과 명확한 복음 선포를 통합하려고 늘 노력하는 가톨릭 학교들은 문화의 복음화에 매우 소중한 자원입니다. 적대적인 상황 때문에 더 많은 창의력을 발휘하여 적절한 방법을 찾아내야 하는 국가나 도시에서도 가톨릭 학교는 소중한 자원입니다.”89) 


96. 이러한 권고들에 비추어, 이 훈령은 학교의 가톨릭 정체성을 보여 주는 필수 기준에서 시작하여 그 학교들의 쇄신에 동반하고자 한다. 이는 우리가 체험하고 있는 획기적인 변화 안에서 세상이 어머니이자 교사인 교회에 제안하는 새로운 도전들에 응답하기 위한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성하의 기념비적인 문헌을 인용하여 말씀하신 것처럼, 이러한 응답은 초월적 진리에 순종하여 온전한 정체성을 얻어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만일 초월적 진리가, 인간이 그에 순종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완전히 실현하는 그 초월적 진리가 없다면, 사람들 간에 의로운 관계를 보장해 주는 확실한 원리는 없습니다. 계급, 어떤 대중 집단, 민족의 이익은 필연적으로 이들이 서로 대립하게 만듭니다. 만일 초월적 진리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권력의 힘이 우세해지며, 각자는 다른 이들의 권리를 무시하고 자신의 이익과 자기 의견을 관철하고자 가지고 있는 수단을 최대한으로 이용하려 듭니다. …… 따라서 현대 전체주의의 근원은 인간의 초월적 존엄성의 부정에 있습니다. 인간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가시적 모상입니다. 그러한 까닭에 인간은 바로 그 본성상, 아무도 침해할 수 없는 권리들의 주체인 것입니다. 개인도, 집단도, 계급도, 국가도, 민족도 그 권리들을 침해할 수 없습니다. 한 사회체를 이루는 대다수라 할지라도 소수를 반대하여 결코 이러한 권리들을 침해하여서는 안 됩니다.”90) 


97. 가톨릭교육성은 교육 기관에 종사하는 모든 이의 배려와 노력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교육 계획에 담긴 가톨릭 정체성에 대한 개요가, “젊은이들을 위한 그리고 젊은이들과 함께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인내하는 경청, 건설적인 대화, 더욱 나은 상호 이해를 포함하여 더욱 열리고 포용적인 교육에 대한 우리의 열정을 새롭게 하는”  교육에 관한 글로벌 콤팩트가 이루어 낼 일들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바티칸 시국에서

2022년 1월 25일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교황청 가톨릭교육성

장관 주세페 베르살디 추기경

차관 안젤로 빈첸초 차니 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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