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담화제40회 자선 주일 담화
제40회 자선 주일 담화
+ 찬미 예수님,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오늘은 ‘자선 주일’입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1984년부터 대림 제3주일을 ‘자선 주일’로 지내도록 정했습니다. 자선은 사랑의 한 가지 행위입니다. 사랑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 주신 당신의 삶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리스도 신앙인들로 하여금 서로 돕기를 바라시며, 이웃 사랑을 명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사순 시기마다 그리스도 신앙인들이 기도와 자선과 단식을 훈련하도록 전례력을 마련하였습니다. 기도는 하느님과의 관계를, 그리고 단식은 자신과의 관계를 위한 것이라면, 자선은 이웃과의 관계를 위한 것입니다.
우리가 싫어하는 사람은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들입니다. 하느님께서도 그들을 좋아하시지 않는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의 것을 나눌 줄 아는 사람들입니다. 하느님께서도 그들을 좋아하십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살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가끔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그들의 모습이 아름답게 보입니다. 우리들의 자선을 생각하게 하는 김요한 시인의 시입니다.
“많은 재산과 권력과 명예를 가진 사람이 죽었습니다.
천사가 그의 영혼에게 말했습니다.
‘이제 저승으로 떠납니다. 갖고 가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말씀하십시오.’
그러자 그는 대뜸 말했습니다.
‘돈을 가져가겠습니다.’
천사가 ‘그것은 안 됩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그럼 권력을 갖고 가겠습니다.’
그것도 안 된다고 하자,
‘그렇다면 아름다운 여자라도 데려가고 싶습니다.’
그것도 안 된다고 하자, 화가 나서 말했습니다.
‘그럼 내 몸에 있는 보석이라도 가져가게 해 주십시오.’
그것도 안 된다고 하자, 그는 화가 나서 물었습니다.
‘그럼 대체 무엇을 갖고 갈 수 있다는 말입니까?’
천사가 대답하였습니다.
‘세상에 있을 때 남에게 베풀어 준 것은 모두 가져갈 수 있습니다.’”
자선은 믿음과 더불어 천국에 갈 수 있는 한 가지 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 ‘주님, 저희가 언제 주님께서 굶주리신 것을 보고 먹을 것을 드렸고,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실 것을 드렸습니까?’ …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35-40).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자선 주일을 맞이하여 많은 것을 베풀어 하느님 나라에 많은 것을 가져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끊임없이 자선을 베풀어 주신 여러분 모두에게 하느님의 은총으로 기쁨과 평화를 기도합니다.
2023년 12월 17일 자선 주일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조 규 만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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