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르침

교구장 담화2022년 교구장 사목교서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11-28 조회수 : 1362

2022년 교구장 사목교서

 

미사 중심의 교구공동체의 해

“주일을 거룩히 지킵시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1. 지난 한 해 동안 교구에 풍성한 은혜를 내려주신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사제를 본받는 해를 보내며, 신부님의 삶을 따라 신앙의 여정에 함께 하신 신자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새해에는 교구의 모든 신자가 미사의 의미와 중요성을 깨닫고, 주일을 거룩히 지키기를 희망하며 2022년을 ‘미사 중심의 교구공동체의 해’로 정했습니다. 

 

   2. 미사는 인류구원을 위한 그리스도의 희생을 기념하는 제사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인류의 구원을 위해 그리스도를 약속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때가 차자 “당신의 외아들을 그리스도로 이 세상에 보내주셨습니다.”(루카 2,11 참조) 그리스도께서는 인류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심으로써 우리를 죄와 죽음에서 구원하셨습니다. 미사는 인류구원을 위한 그리스도의 희생을 믿는 이들의 기억 속에 현존하게 하고, 그리스도의 죽음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미사를 거행할 때, 그리스도께서 단 한번 영원히 십자가 위에서 드린 희생 제사는 언제나 현재적인 것으로 존속합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364항) “새 계약의 영원한 대사제이신 그리스도께서 친히, 사제들의 직무를 통해서 활동하심으로써 성찬의 희생 제사를 드리시기”(가톨릭교회교리서, 1410항)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희생제사가 제단에서 거행될 때마다 우리의 구원활동이 이루어집니다.”(교회헌장, 3항 참조)

   

   3. 미사는 성체성사의 거행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마지막 저녁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성체성사를 제정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세우신 우리 가톨릭교회는 초대교회 때부터 모든 세대, 모든 세기에 걸쳐 성체성사를 줄곧 거행하여왔습니다. 

   성체성사 거행의 핵심과 정점은 사제의 축성기도입니다. 축성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성령 청원기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제는 미사 때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성령 청원기도를 통하여 빵과 포도주를 예수님의 몸과 피로 변화시킵니다. 빵과 포도주 형상으로 예수님께서 온전히 실체적으로 현존하는 성체를 이룹니다. 성체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장 탁월한 현존입니다. 세상 끝 날까지 우리와 함께 하시겠다고 약속하신 예수님께서 성체를 통하여 우리 가운데 가장 확실히 볼 수 있는 모습으로 현존하십니다. 

   뿐만 아니라 미사는 주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는 거룩한 친교의 잔치이며, 파스카의 잔치입니다. 우리는 미사 중에 “영성체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이루는 친교를 증대시키며”(가톨릭교회교리서, 1416항 참조), 영원한 생명을 보증받기 때문입니다. 

 

   4. 미사는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원천이요 정점입니다(교회헌장, 11장). 그리스도인은 주일을 거룩히 지켜야 합니다. 주일미사 참석은 그리스도인 신앙생활의 토대요 중심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급변하는 우리사회의 여러 상황이 신자들의 주일미사 참석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2019년 시작된 코로나감염증대유행은 신자들의 주일미사 참석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한때는 모든 본당에서 신자들과 함께 하는 주일미사가 중단되었고 이후에도 장기간 제한적 인원으로 미사를 거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교회는 부득이 신자들에게 평화방송에서 중계하는 미사 등 비대면 방식의 대송으로 주일미사 참례 의무를 대신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습니다(교회법, 1245조 참조). 이와 같은 교회의 배려는 주일미사에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는 신자들의 의식에 큰 혼란과 지장을 초래하였습니다. 

   주일을 거룩히 지키라는 계명은 하느님의 명령입니다. 주일미사 참례는 신자 각자의 선택이 아니라 의무입니다. “신자들은 누구나 주일미사에 참여할 중대한 의무가 있습니다.”(교회법, 1247조 참조) 주일미사 대송 허용은 코로나감염증대유행의 긴박한 상황 속에서 교회가 주일미사 참여의무를 대신하도록 한시적이며 예외적으로 허용한 결정이지, 신자각자가 아무 때나 임의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주일미사는 그리스도인 신앙생활에 원천이요 중심입니다. 주일미사는 신자생활에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일 년 52주 주일미사를 꼭 참여하는 가운데 활력 넘치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5. 주일은 하느님 창조위업에 대한 경축의 날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을 위하여 엿새 동안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창조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손수 진흙을 빚어 사람을 만드셨고, 사람이 살아갈 터전인 지구와 그 안의 모든 것을 인간에게 맡기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사랑으로 창조하신 지구는 우리가 돌봐야하는 하나 뿐인 공동의 집입니다. 또한 지구는 사람뿐 아니라, 수많은 생명체의 보금자리요 삶의 터전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지난 수세기 동안 무분별한 개발과 인간탐욕이 빚어낸 무절제한 생활양식으로 무참히 자연을 파괴하고 환경을 오염시켰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현상을 야기하여 심각한 기후변화를 초래하였습니다. 그 결과 지구상에 수많은 생명체가 소리 없이 멸종되었고 인간의 생존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하느님은 항상 용서하시고, 인간은 때때로 용서하지만, 자연은 결코 용서하지 않는다.”(2020년 제50차 지구의 날 연설)고 말씀하셨습니다. 인류가 지구에 대한 태도를 시급히 바꾸지 않는다면, 온난화 가속으로 지구온도가 걷잡을 수 없이 상승할 것입니다. 그 결과 우리공동의 집인 지구는 생명체와 인간이 더 이상 살 수 없는 대재앙에 직면할 것입니다. 

   교회는 지구와 피조물 보호를 위한 그리스도인의 회심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지구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그리고 환경파괴를 더 이상 좌시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우리공동의 집인 지구를 살리는 일에 앞장서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모범적으로 가정에서부터 에너지를 절약하고 소비를 줄이는 생활을 실천하여 지구를 살리는 전위대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주일은 하느님께서 사람을 위해 이루신 놀라운 창조위업을 기억하고 찬미와 감사를 드리는 날입니다. 매주일 미사가 지구와 하느님의 피조물에 대한 많은 해를 끼쳤음을 깊이 뉘우치고, 작은 실천으로 지구를 살리는 일에 동참할 것을 다짐하는 날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6. 2022년 새해에 교구의 모든 신자가 미사의 의미와 중요성을 깨닫고 주일을 거룩히 지키는 교구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우리의 도움이신 매괴 성모님의 전구를 청합니다. 새해에 신자여러분과 교구공동체, 그리고 지역사회에 하느님께서 풍성한 은총을 가득히 내려 주시를 기원합니다.             

 

2021년 11월 28일

대림 제1주일

 

청주교구장  장 봉 훈 가브리엘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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