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르침

교회가르침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주교와 그리스도인 일치: 교회 일치 편람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2-04-14 조회수 : 2586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

주교와 그리스도인 일치: 교회 일치 편람

 (The Bishop and Christian Unity: An Ecumenical Vademecum)

머리말

주교에게 맡겨진 직무는 자기 교구 안에서의 일치뿐만 아니라 지역 교회와 보편 교회 사이의 일치를 위한 봉사이다. 그러므로 이 직무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모든 이의 일치를 추구하는 데에서 특별한 중요성을 지닌다. 라틴 교회의 『교회법전』(Codex Iuris Canonici)은 그리스도인 일치 촉진을 위한 주교의 책임을 그의 사목 임무 가운데 하나로 명확하게 규정한다. “가톨릭 교회와 온전한 친교 안에 있지 아니하는 형제들에 대하여 교회에서 이해되는 한도만큼 일치 운동도 권장하면서 인간미와 애덕으로 대하여야 한다”(교회법 제383조 3항). 이러한 점에서 주교는 교회 일치를 촉진하는 일을 다양한 직무에 덧붙여진 임무로 여겨서는 안 되며, 곧 명백하게 더 중요한 다른 우선적 임무들 때문에 미룰 수 있고 미루어야 하는 임무로 여겨서는 안 된다. 교회 일치에 대한 주교의 임무는 그의 직무에서 선택적인 것이 아니라 의무이자 책임이다. 이것은 교회의 사목자들에게 ‘교회 일치 활동에 참여하는 데에 열정을 다하여 임할 것’(동방 교회법 제902-908조, 1990년 참조)을 특별히 권고하며 교회 일치 임무에 관하여 특별히 다루는 부분이 있는 『동방 교회법전』(Codex Canonum Ecclesiarum Orientalium)에서 더욱 확실하게 드러난다. 일치를 위한 봉사에서 주교의 사목 직무는 단지 자신에게 맡겨진 교회의 일치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세례 받은 모든 이가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는 일치로 확장된다.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이하 일치평의회)에서 발표한 이 문서 「주교와 그리스도인 일치: 교회 일치 편람」은 서방 교회와 동방 교회의 교구장 주교들이 그들의 교회 일치에 대한 책임을 더 잘 이해하고 이행하도록 도우려는 지원 방식으로 제시된 것이다. 이 편람은 일치평의회 총회에서 발의된 요청으로 시작되었다. 본문은 일치평의회 관료들이 전문가들의 자문과 교황청 관련 부서의 동의를 얻어 작성하였다. 이제 기쁘게도 이 문서를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강복을 받아 발표하게 되었다.


주님께서 기도하셨으며 교회가 확고하게 부름받은 일치를 향하여 그들의 사목적 돌봄에 맡겨진 지역 교회를 이끌 수 있도록 명확하고 유용한 지침을 이 문서 안에서 찾기를 희망하며 우리는 이 문서를 전 세계 주교들의 손에 맡긴다.


의장 쿠르트 코흐 추기경

사무총장 브라이언 패럴 주교


 



서론

1. 교회의 본질에 내재된 일치의 추구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라는 제자들의 일치를 위한 주님의 기도는 “그리하여 …… 세상이 믿게”(요한 17,21) 하도록 주님께서 그들에게 주시는 사명과 관련이 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그리스도교 공동체들 사이의 분열이 “그리스도의 뜻에 명백히 어긋나며, 세상에는 걸림돌이 되고,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여야 할 지극히 거룩한 대의를 손상시키고 있다.”(일치 운동에 관한 교령 「일치의 재건」[Unitatis Redintegratio], 1항) 하고 강조하였다. 그리스도인들이 이 일치의 가시적 징표가 되는 것에 실패한다면,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친교인 구원의 일치로 모든 이를 이끄는 도구가 되어야 하는 선교 임무에 실패하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우리는 일치의 활동이 교회로서의 우리 정체성의 근본이 되는 이유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 기념비적 회칙 「하나 되게 하소서」(Ut Unum Sint)에서 “그리스도인들의 일치 추구는 선택이나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본질 자체에서 나오는 의무입니다.”(「하나 되게 하소서」, 49항; 참조: 3항)라고 말씀하신 이유를 이해한다. 


2. 불완전하지만 참된 친교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일치 교령은 그리스도를 믿으며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물로 세례를 받은 사람들을 주님 안의 참 형제자매로 확인하였다(일치 교령 3항 참조)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세례성사를 통하여 ‘그리스도에 합체’(일치 교령 3항 참조)된다. 곧 “누구나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영광을 받으신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루고,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하도록 새로 태어나게 된다”(일치 교령 22항)는 것이다. 또한, 공의회는 이 형제자매들이 속한 공동체들이 그리스도께서 당신 교회에 뜻하신 많은 중요한 요소를 선물로 받았고 성령께서 이 공동체들을 “구원의 수단”으로 사용하시며, 비록 불완전하지만 참으로 가톨릭 교회와 친교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였다(일치 교령 3항 참조). 이 교령은 이러한 친교가 존재하는 우리 교회 생활의 영역과 각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이루고 있는 교회적 친교의 범위와 그 이유를 명시하는 작업을 시작하였다. 마지막으로, 일치 교령은 다른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긍정적인 가치를 인정하면서, 또한 그리스도교 분열의 상처 때문에 “교회 자체로서도 그 현실 생활의 모든 면에서 충만한 보편성을 드러내기가 어렵게 되었다”(일치 교령 4항)는 것을 인정하였다. 


3. 온 교회의 관심사인 그리스도인 일치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교부들은 이렇게 말하였다. “일치 회복은 신자이든 목자이든 온 교회의 관심사이다. 그리스도인의 일상생활이나 신학과 역사 연구에서 누구나 다 힘껏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일이다”(일치 교령 5항). 일치 운동의 노력이 국제 대화 모임을 갖는 신학자와 교회 지도자뿐만 아니라 모든 신자의 참여를 요구한다는 공의회의 주장은 이후의 교회 문헌들에서 거듭 강조되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는 「하나 되게 하소서」에서 일치 운동의 헌신이 “사도좌만의 책임이 아니라 지역교회 또는 개별교회의 의무”(「하나 되게 하소서」, 31항)라고 하셨다. 가톨릭 신자들과 세례 받은 다른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이미 존재하는 불완전하지만 참된 친교는 동시다발적으로 깊어질 수 있고 또 깊어져야만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이에 대하여 “함께 걷고 함께 기도하며 함께 일하는 것”이라고 표현하셨다. 우리의 그리스도인 생활을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나누면서, 그들과 함께 또 그들을 위하여 기도하면서, 우리의 그리스도교 신앙을 행동으로 공동 증언하면서, 우리는 주님께서 당신 교회에 염원하시는 일치를 향하여 성장한다.


4. 일치의 “가시적인 근원”인 주교


양 떼의 목자인 주교는 모든 이를 일치로 모아들여야 하는 고유한 책임을 지닌다. 그는 자기 개별 교회 안에서 “일치의 가시적인 근원과 토대가 된다”(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 「인류의 빛」[Lumen Gentium], 23항). 일치에 대한 봉사는 단순히 주교의 직무 가운데 한 가지 임무가 아니다. 이는 주교 직무의 근본이다. 주교는 “교회 일치 운동을 촉진하여야 할 절박성을 느껴야 한다”(「사도들의 후계자」[Apostolorum Successores], 18항). 주교의 개인 기도에 뿌리를 둔 일치에 대한 관심은 그의 직무의 모든 분야에서 드러나야 한다. 주교는 신앙에 대한 가르침과 성사 직무로, 그리고 사목적 돌봄에서 행하는 결정을 통하여 예수님께서 최후의 만찬 때 기도하셨던 일치를 세우고 굳건하게 하도록 부름받았다(요한 17장 참조). 가톨릭 교회가 교회 일치 운동을 포용하면서 일치에 대한 주교 직무의 더 넓은 차원이 명백해졌다. 결과적으로 교회 일치에 대한 주교의 관심은 “아직 한 무리에 들지 않은 사람들”(교회 헌장 27항)이지만 세례 받은 모든 이를 이어주는 불완전하지만 참된 친교의 연대를 통하여 성령 안의 우리 영적 형제자매에게까지 확장된다.


일치에 관한 주교 직무는 시노달리타스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에 따르면, “교회의 삶에서 시노달리타스의 원리와 주재하는 이의 봉사가 어떻게 분명히 드러나는지 자세히 검토하는 것은 우리 교회들의 관계를 증진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1) 교황과 함께 하나의 단일체를 이루는 주교들은 하느님 백성 전체와 함께 시노드 방법으로 사목적이고 교회 일치적인 직무를 수행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대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세우고자 하는 헌신은 주님께서 우리 저마다에게 맡기신 역할과 함께 모두가 부름받은 사명으로 중대한 보편적 의미”2)를 지닌다. 이것은 시노달리타스와 교회 일치 운동이 모두 함께 걷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5. 주교의 식별 임무를 위한 지침서인 편람


교회 일치 임무는 주교들이 살고 일하는 지역, 곧 가톨릭 신자들이 대다수인 지역, 타종교나 다른 그리스도교 공동체보다 가톨릭이 소수인 지역, 그리스도교 자체가 소수인 지역과 같이 다양한 맥락의 영향을 늘 받게 될 것이다. 사목적 도전도 매우 다양하다. 교구장 주교가 주어진 상황의 도전과 기회를 판단하는 것과 그가 담당하는 교구 안에서 가톨릭 교회 일치 운동의 원칙을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하여 식별하는 것도 언제나 그의 몫이다.3) 「교회 일치 운동의 원칙과 규범의 적용에 관한 지침서」(Directory for the Application of Principles and Norms of Ecumenism, 1993년, 이하 일치 운동 지침서)는 주교의 식별 임무를 위한 가장 중요한 자료이다. 이 편람은 주교에게 교회 일치 운동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다하도록 하는 격려와 지침으로써 제공된다. 



제1부

가톨릭 교회 내의 교회 일치 운동 증진

6. 가톨릭 신자들에게 주어진 첫째가는 도전인 일치의 추구


일치 교령은 가톨릭 신자들이 “맨 먼저 바로 그 자신들이 가톨릭 교회 자체에서 무엇을 쇄신하여야 하고 실천하여야 할 것인지 진지하고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일치 교령 4항)라고 가르친다. 그러므로 다른 그리스도인들과의 관계를 맺기 전에, 교령의 가르침대로 가톨릭 신자들은 먼저, “교회에 관한 그리스도의 뜻을 얼마나 충실히 따르고 있는지 스스로 성찰하고, 당연히 요청되는 쇄신과 개혁 활동을 줄기차게 추진하여야 한다”(일치 교령 4항). 이러한 내적 쇄신은 교회가 다른 그리스도인들과의 대화와 관계를 준비하고 이를 이루도록 요청한다. 이것은 교회 구조(가. 지역 차원에서의 교회 일치 구조)와 하느님 백성 전체의 교회 일치 교육(나. 교육의 교회 일치적 차원)을 고려한 노력이다. 



가. 지역 차원에서의 교회 일치 구조


7. 교회 일치 참여 촉진을 위하여 대화하는 사람인 주교


주교들의 사목 임무에 관한 교령 「주님이신 그리스도」(Christus Dominus) 13항은, 주교는 대화하는 사람으로서 분명하고 겸손한 대화를 통하여 사랑과 우정 안에서 함께 진리를 추구하는 선의를 지닌 사람들을 찾는 이라고 설명한다. 교회법 제383조 3항에서 같은 개념을 설명하며 주교의 교회 일치 책임을 “가톨릭 교회와 온전한 친교 안에 있지 아니하는 형제들에 대하여 교회에서 이해되는 한도만큼 일치 운동도 권장하면서 인간미와 애덕으로 대하여야 한다.”(주교 교령 13항)고 설명한다. 그러므로 주교의 교회 일치 임무는 ‘사랑의 대화’와 ‘진리의 대화’이다. 


8. 교회 일치 계획들을 인도하고 지휘하는 주교의 책임


주교의 개인적인 대화의 소양과 더불어 지도하고 다스리는 역할도 있다. 일치 교령은 하느님 백성이 다양한 교회 일치 활동에 참여하지만, 언제나 “목자들의 감독 아래”(일치 교령 4항) 이루어진다고 이야기한다. ‘교회의 교도 임무’ 부분에 위치한 교회법 제755조에는 “가톨릭 신자들에게 일치 운동을 권장하고 지도하는 일은 우선 전주교단과 사도좌의 소임이다.”(교회법 제755조 1항)라고 규정되어 있다. 또한 “교회의 최고 권위가 제정한 규정에 유의하면서” 주교 개별로든 주교회의나 대의원회의 차원에서든 모두 “여러 상황의 필요나 기회를 위하여 실천적 규범”(교회법 제755조 2항; 참조: 동방교회법 904조, 「사도들의 후계자」 18항)을 세우는 것은 주교들의 책임이다. 주교들은 단독으로 또는 주교회의 차원에서 규범을 규정할 때, 신자들에게 혼란과 오해가 일어나지 않고 추문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여야만 한다. 


『동방 교회법전』은 교회 일치에 한 장(제18장)을 전적으로 할애하며, 모든 동방 교회와 정교회의 일치를 촉진하는 동방 가톨릭 교회의 “특별한 임무”와 이러한 노력 안에서 교구장 주교들의 역할을 강조한다. “기도를 통하여, 삶의 모범으로, 동방 교회의 오랜 전통을 믿는 충실성으로, 서로에 대한 더 깊은 이해로, 행동과 정신으로 보여주는 협력과 형제적 존중으로”(동방교회법 제903조) 일치를 촉진할 수 있다.


9. 교회 일치 운동 책임자 임명


일치 운동 지침서 41항은 주교가 교회 일치에 관련한 사안들에 있어서 주교의 긴밀한 협력자이자 조언자가 될 교회 일치 운동을 위한 교구 책임자를 임명하도록 권장한다. 또한 주교는 교회 일치 운동을 위한 교구 위원회를 설립하여, 주교회의나 대의원회의의 지침이나 문헌 안에 기술된 대로 교회 일치에 대한 가르침을 집행하는 데에 도움받을 것을 제안한다(42-45항 참조). 교회 일치 책임자와 교회 일치 위원회 위원들은 다른 그리스도교 공동체들과의 연락에 중요한 거점이 될 수 있고, 교회 일치 운동 모임에서 주교를 대신할 수도 있다. 가톨릭 본당들도 그들 지역성을 지니고 교회 일치에 온전하게 참여하게 하려면 일치 운동 지침서에서 제시하는 본당 교회 일치 책임자 임명을 장려하는 것이 유용하다는 것을 많은 주교들이 알게 되었다(일치 운동 지침서, 45항과 67항 참조). 


10. 주교회의의 일치위원회와 동방 가톨릭 교회 시노드


주교회의나 시노드가 충분한 규모가 되는 곳에서는 교회 일치를 담당하는 주교 위원회를 구성하도록 일치 운동 지침서는 권고한다(일치 운동 지침서, 46-47항 참조). 이러한 주교들은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의 지원을 받아야 하며, 가능하면 상임 사무국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 주교 위원회의 주요 임무 가운데 하나는 교회의 교회 일치 문헌의 내용을 지역적 상황에 적합한 구체적인 활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만약 주교 위원회를 만들기에 주교회의의 규모가 너무 작다면, 교회 일치 활동에 대한 책임을 지는 주교가 적어도 한 명 있어야 하고(일치 운동 지침서, 46항 참고), 적합한 자문가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주교 위원회는 교회 일치 책임을 이행하는 주교회의의 여러 부서뿐만 아니라 주교 개개인에게 지원과 조언을 해야 한다. 일치 운동 지침서는 주교 위원회가 전국 차원이나 지역 차원에서 이미 존재하는 기관들과 협력하도록 제안한다. 적절한 장소에서 위원회는 다른 그리스도교 공동체와 대화와 협의의 장을 열어야 한다. 주교 위원회가 다른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삶에서 중요한 행사에 참여하도록 초대받을 때 위원회의 위원들은 가톨릭 공동체를 대표하거나 적합한 대리인을 지명하여야 한다. 마찬가지로 가톨릭 교회의 삶에서 중요한 순간들에 참석하는 교회 일치와 관련된 내빈이나 대표자들의 대표성의 수준이 걸맞도록 하여야 한다. 「사도들의 후계자」 170항은 다른 그리스도교 공동체 참관인들을 관련 공동체의 지도자들과 상의한 다음에 교구 시노드에 초대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사도좌 정기 방문(ad limina apostolorum)을 통하여 주교들은 자신들의 교회 일치 운동 경험과 생각을 교황과 일치평의회 그리고 다른 교황청 부서들과 공유하는 기회를 갖는다. 더불어 주교들이 일치평의회에서 관련 정보와 조언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나. 교육의 교회 일치적 차원


11. 대화와 참여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


교육을 통하여 주교는 교구 신자들이 다른 그리스도인들과의 적절한 관계를 맺게 할 수 있다. 일치 교령 11항은 교회 일치 대화에 참여하는 이들이 “진리에 대한 사랑과 애덕과 겸손”으로 그들의 임무에 임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 세 가지 근본적인 태도는 하느님 백성 전체의 교회 일치 교육을 위한 유용한 지침이 되어준다. 


첫째로, 교회 일치 운동은 마치 일치가 진리를 희생하여야 얻어지는 양 타협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반대로, 일치를 추구하는 것은 하느님의 계시 진리를 더욱 온전히 인식하도록 우리를 이끈다. 그러므로 교회 일치 교육의 기반은, “가톨릭 신앙은 갈라진 형제들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표현과 방법으로 더 깊이 더욱 바르게 설명되어야 한다.”(일치 교령 11항)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은 “가톨릭 교리의 여러 진리가 그리스도교 신앙의 기초와 이루는 관계는 서로 다르므로, …… 진리의 서열 또는 ‘위계’가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한다.”(일치 교령 11항)라는 해석을 전달하여야 한다. 비록 동일한 하느님 신앙으로 모든 계시 진리를 믿는다고 하더라도, 계시 진리의 중요성은 계시 진리가 그리스도교의 모든 교리의 원천인 삼위일체 구원의 신비와 그리스도의 구원과 이루는 관계에 달려 있다. 진리들을 열거하기보다 깊이 생각해 봄으로써 가톨릭 신자들은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존재하는 일치에 대한 더 적확한 이해를 얻을 수 있다.


둘째로, 애덕은 가톨릭 신자들에게 그리스도교 역사와 신학에 대한 논쟁적인 설명을 피하기를, 특히 다른 그리스도인들의 위치에 대한 오해를 피하기를 요청한다(일치 교령 4항과 10항 참조). 오히려 애덕의 태도로 일깨워진 교육자들은 언제나 우리가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는 그리스도교 신앙을 강조하고, 우리를 갈라놓는 신학적 차이를 치우치지 않고 정확하게 보여줄 것이다. 이렇게 하여 교육 활동은 대화에 장애가 되는 것들을 제거하도록 돕는다(일치 교령 11항 참조).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진정한 일치 운동은 내적 회개 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일치 교령 7항)라고 강조하였다. 겸손의 적절한 태도는 가톨릭 신자들이 “하느님께서 다른 교회와 공동체의 구성원들 안에서 실현하시는 일들”(「하나 되게 하소서」, 48항)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며, 이는 결국 다른 형제자매들의 선물을 배우고 받아들이는 길을 열어준다. 겸손은, 다른 그리스도인들과의 만남을 통하여 “주장과 태도를 재고하도록 요청하는”(「하나 되게 하소서」, 36항) 진리가 드러날 때에 다시 한번 필요하다. 


가) 평신도와 신학생과 성직자의 교육


12. 일치 운동 지침서의 교육에 관한 간단한 안내


교회 일치적 차원은 그리스도인 교육의 모든 측면과 과목에 드러나야 한다. 일치 운동 지침서는 우선 모든 신자의 교회 일치 교육을 위한 지침을 제공한다(일치 운동 지침서, 58-69항 참조). 이 교육은 성경 공부, 선포된 말씀, 교리 교육, 전례, 영성 생활을 통해서 그리고 가정, 본당, 학교, 평신도 단체와 같은 여러 상황 안에서 이루어진다고 지침서는 이야기한다. 그다음으로 이 문서는 사목 종사자들, 곧 성직자(70-82항 참조)와 평신도(83-86항 참조)의 교육을 위한 지침을 제공한다. 이 문서는 모든 과정이 교회 일치 차원과 감수성으로 교육되어야 한다는 점과 일치 운동에 관한 특별 과목이 신학 교육의 기초 과정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점을 제시한다(79항 참조). 신학생 양성의 교회 일치 차원은 특별히 강조되어 있으며, 모든 신학생이 교회 일치 경험을 하여야 한다고 권고한다(70-82항 참조). 이 문서는 사제, 부제, 수도자, 평신도의 지속적인 교회 일치 교육도 다루고 있다(91항 참조). 


일치평의회는 1995년에 「사목 종사자의 교회 일치 교육」(The Ecumenical Dimension in the Formation of Those Engaged in Pastoral Work)이라는 제목의 안내서를 발표하였다. 두 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문서는, 신학 교육의 모든 부문에서 교회 일치 차원을 부여하여야 하는 필요성과 구체적인 교회 일치 운동 교육과정에 대하여 각각 다루고 있다. 


나) 매체와 교구 웹 사이트의 활용


13. 매체 활용에 대한 교회 일치적 접근


수 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서로 간의 소통이 부족했던 것이 그리스도교 공동체들 사이의 차이를 더욱 심화시켰다. 소통을 늘리고 강화하고자 하는 노력은 갈라진 그리스도인들을 더욱 가깝게 만들 핵심 역할이 될 수 있다. 소셜 커뮤니케이션 매체에서 교회를 대표하는 이들은 앞서 강조했던 교회 일치적 태도를 지녀야만 한다. 매체를 통한 가톨릭의 현존은 가톨릭 신자들이 그리스도교 형제자매들을 존중하고 그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배우는 데에 열린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라는 것이 드러나야 한다. 


14. 교구 웹 사이트를 위한 몇 가지 권고


인터넷은 점점 더 세상에 교회의 모습을 알리는 수단이 되고 있다. 인터넷은 가톨릭 신자들도 다른 이들도 모두 지역 교회를 찾고, 지역 교회가 지닌 우선순위와 관심사를 판단할 자리이다. 교회 생활의 이러한 새로운 차원에 주목해야 한다. 그리스도께 대한 순종 안에서 그리스도인 일치에 대한 교회의 관심과 다른 그리스도교 공동체에 대한 우리의 사랑과 존중이 교구 웹 사이트에 직접적으로 명시되어야 한다. 교구 웹 사이트를 관리하는 이들은 그리스도인 교육에 대한 그들의 책임을 알고 있어야 한다. 웹 사이트에서 교구 교회 일치 운동 책임자와 일치 위원회를 쉽게 찾고 연락할 수 있어야 한다. 웹 사이트는 매우 유익한 인터넷 주소, 곧 주교회의의 교회 일치 위원회나 대의원회의의 웹 사이트, 일치평의회 웹 사이트, 그리고 지역적 국가적 교회 일치 평의회로 연결되는 주소를 제공하여야 한다. 


교구 웹 사이트의 교회 일치 관련 창은 행사와 소식을 대중에게 알리는 훌륭한 자리이다. 그러나 교회 일치 운동을 함께하는 교파들의 사진을 사용할 때는 홍보가 그들에게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실천적 권고

▶ 일치 운동 지침서를 숙지하고 이를 활용하여야 한다.

▶ 교구 교회 일치 운동 책임자를 임명하여야 한다. 일치 운동 지침서 41항은 각 교구에서 교회 일치 사안과 관련하여 주교의 긴밀한 협력자로 일하고 다른 지역 그리스도인 공동체에 교구를 대표할 수 있는 교회 일치 운동 책임자가 있어야 한다고 권고한다. 가능하다면 이 역할은 종교간 대화 책임자와는 뚜렷이 구별되어야 한다. 

▶ 교구 교회 일치 위원회를 설치하여야 한다. 일치 운동 지침서(42-44항 참조)는 각 교구에 지역 교회의 삶의 모든 차원에 교회 일치적 차원을 적절하게 끌어내는 임무를 지닌 위원회를 둘 것을 제안한다. 이 위원회는 교회 일치 교육을 감독하고 다른 그리스도인 공동체와 협의를 시작하고, 공동의 그리스도교 신앙에 대한 공동 증언을 촉진한다. 

▶ 본당 일치 운동 책임자 임명을 장려하여야 한다. 일치 운동 지침서는 각 본당이 지역의 교회 일치 관계에 대한 본당 책임자를 둠으로써 “진정한 일치 운동 증언의 장소”가 될 것을 예측한다(67항; 참조: 45항). 

▶ 주교회의나 대의원회의에서 제정한 규범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일치 운동 지침서(46-47항 참조)는 각 주교회의 또는 대의원회의가 상임 총무가 있는 주교 위원회를 꾸리거나, 그러한 주교가 없을 경우 교회 일치 담당 주교를 두어야 한다. 이러한 주교 위원회 또는 주교는 앞서 언급된 규범들뿐만 아니라 국가적 수준의 교회 일치 관련 기관들과 함께해야 할 책임이 있다.

▶ 교구 내 모든 신학교와 가톨릭 신학 대학에 교회 일치에 대한 필수 과정이 개설되어야 하고, 신학과 다른 학문 과정에도 교회 일치 차원이 포함되어야 한다. 

▶ 교회 일치 문서들과 자료들을 교구 웹 사이트에 공유하여야 한다.

▶ 교회 일치 운동에 관한 소식들을 웹 사이트를 통해 공유하여 교구 신자들이 그들의 주교가 지역의 다른 그리스도교 공동체들과 모임, 기도, 활동에 함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제2부

가톨릭 교회가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이루는 관계

15.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함께하는 교회 일치의 여러 방법들


교회 일치 운동은 단일하고 분리될 수 없으며 언제나 전체로 생각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 운동은 교회 생활의 여러 측면에서 다양한 모습을 지닌다. 영적 일치 운동은 그리스도인 일치를 위한 기도와 회개와 성화를 촉진한다. 사랑의 대화는 일상의 만남과 협력 단계에서의 만남을 다루며 우리가 세례성사를 통하여 이미 나누고 있는 관계를 성장시키고 심화시킨다. 진리의 대화는 그리스도인들의 분열을 치유하는 필수적인 교의적 측면을 다룬다. 생명의 대화는 사목 돌봄과 세계 선교 안에서 그리고 문화를 통하여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만나고 협력하는 기회를 포함한다. 설명을 명확하게 하고자 여기에서 교회 일치 운동의 이러한 형태들을 구분하였지만, 그것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서로를 풍요롭게 하는 동일한 실재의 측면들이라는 점을 언제나 명심하여야 한다. 교회 일치의 많은 활동은 이러한 다양한 측면에 동시에 관계할 것이다. 이 문서의 목적에 따라, 그 구분들이 주교가 식별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4) 



가. 영적 일치 운동


16. 기도, 회개, 성화 


일치 교령 8항은 영적 일치 운동을 “모든 일치 운동의 혼”이라고 묘사한다. 성체성사 때마다 가톨릭 신자들은 주님께 교회를 “평화롭게 하시고 하나 되게” 해달라고 청한다(<<로마 예식서>>(Rituale Romanum), 평화의 인사 전). 또는 “하느님의 거룩한 교회의 안정과 모든 이의 일치”(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의 거룩한 전례, 평화의 기도)를 위하여 기도한다. 


영적 일치 운동은 그리스도인 일치를 위한 기도뿐 아니라 “마음의 회개와 거룩한 생활”(일치 교령 8항)을 포함한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복음에 따라 더욱 순수한 생활을 하려고 노력할수록 그만큼 더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를 촉진하고 또 실천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일치 교령 7항). 영적 일치 운동은 회개와 변화를 필요로 한다.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마음 속으로 파고들어 양심을 움직이는 구체적인 행동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러한 행동은 내적 회개가 교회 일치의 길로 가는 모든 진보의 전제조건이라는 것을 알게 해 줍니다.”5) 발터 카스퍼 추기경도 영적 일치 운동에 관한 저서에서 이와 비슷하게 말하였다. “마음의 회개와 쇄신의 맥락에서만 상처 입은 친교의 유대가 치유될 수 있다.”6) 

 


17.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기도하기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자매로서 진정한 친교를 누리기 때문에, 가톨릭 신자들은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기도하는 기회를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해야만 한다. 어떤 기도의 형태들은 특별히 그리스도인 일치를 추구할 때 적절하다. 세례 예식의 마침 때에 우리가 한 분이신 하느님 아버지의 자녀로서 받은 품위를 기억하면서 주님의 기도를 바치듯이, 우리와 마찬가지로 세례를 받은 다른 그리스도인들과도 우리가 주님의 기도를 함께 바치는 것 역시 적절하다. 


이처럼, 고대 그리스도인이 함께 바쳤던 시편 기도와 성경의 찬가(교회의 기도)들은 계속해서 많은 그리스도인 공동체에서 널리 알려진 전통이다. 그러므로 이를 일치 운동 기도로 바칠 수 있다(일치 운동 지침서, 117-119항 참조).7) 


공동 기도를 촉진하는 데에 있어 가톨릭 신자들은 과거 가톨릭 교회가 그러하였듯이 어떤 그리스도인 공동체들은 다른 그리스도인들과의 공동 기도에 함께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하여 신중하여야 한다. 


18. 일치를 위한 기도: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에 따르면 “그리스도의 하나이고 유일한 교회의 일치 안에서 모든 그리스도인을 화해시키려는 이 거룩한 목표는 인간의 힘과 재능을 초월한다”(일치 교령 24항). 일치를 위한 기도를 바치면서 우리는 일치가 스스로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선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은 매년 1월 18일부터 25일, 또는 성령 강림 대축일 즈음에 세계 곳곳에서 거행된다. 해마다 자료 준비는 특정 지역의 그리스도인 교회 일치 모임에서 맡아 성경 말씀을 중심으로 주제를 정하고 공동 예식과 한 주 동안의 간단한 성경 묵상 자료를 마련한다. 주교는 다른 그리스도인 지도자들과 이 기도 주간을 기념하는 교회 일치 기도 예식에 참여하고 본당과 단체들이 그 지역에 있는 다른 그리스도인 공동체들과 합심하여 이 기도 주간 동안 특별 기도 행사를 공동으로 마련하도록 장려함으로써 더 효과적으로 그리스도인 일치를 촉진할 수 있다. 


19. 서로를 위하여, 세상의 필요를 위하여 바치는 기도


영적 일치 운동의 중요한 측면은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자매인 이들, 특히 우리의 이웃들을 위하여 단순히 기도하는 것이다. 지역의 교회 일치 관계 안에 어려움이 있다면, 또는 다른 이들을 향한 우리의 열린 마음이 화답을 받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계속해서 그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축복의 기도를 할 수 있다. 이러한 기도는 우리의 개인 기도와 전례 안에서 바치는 전구 기도의 통상적인 부분이 될 수 있다. 


「하나 되게 하소서」의 가르침에 따르면 “아무리 중요하고 의미 있는 행사라도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지 않는다면 얻는 것이 없다”(「하나 되게 하소서」, 25항). 서로 다른 전통을 지닌 그리스도인들은 그들이 사는 지역 공동체의 관심사와 그들 앞에 놓인 특별한 도전들을 함께 나눌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공동체 생활의 중요한 행사나 기념일을 함께 거행하거나 공동체의 특별한 필요를 위하여 함께 기도하며 그들의 관심을 보여줄 수 있다. 전쟁, 가난, 이주 문제, 불의, 그리스도인이나 타 종교 단체들에 대한 박해와 같은 전 세계의 현실들도 평화와 가장 힘없는 이들을 위한 기도에 함께 할 수 있는 그리스도인들의 관심을 필요로 한다. 


20. 성경


일치 교령은 성경이 “하느님의 전능하신 손 안에 있는 탁월한 도구가 되어, …… 일치를 이루게 할 것이다.”(일치 교령 21항)라고 설명한다. 일치 운동 지침서는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을 함께 읽도록 장려하는 데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리스도인들 사이의 일치의 유대가 강화되고 그들이 하느님의 일치 활동에 열려 있게 되며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그들의 공동 증언이 더욱 힘을 얻게 된다고 지침서는 이야기하고 있다(일치 운동 지침서, 183항 참조). 가톨릭 신자들은 모든 그리스도인과 성경을 공유하고 많은 이들과 공동의 주일 미사 독서도 공유한다. 이렇게 공유된 성경 유산은 성경에 기초한 기도와 토론, 렉시오 디비나, 공동 출판과 번역8), 더 나아가 성경 속 성지들로 교회 일치 순례 등을 함께 떠날 기회를 준다. 설교의 직무는 우리 그리스도인이 성경이라는 공동의 원천에서 양육되었다는 것을 드러낼 매우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가톨릭과 다른 그리스도인 사목자들은 성찬의 전례가 아닌 경우 적절한 자리에서 서로의 설교 직무를 함께 하도록 초대될 수 있다(일치 운동 지침서, 118, 119, 135항 참조). 


21. 전례 시기와 축일


마찬가지로 우리는 다른 많은 전통들과 전례력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 곧 성탄과 부활과 성령 강림 대축일을 공유한다. 또한 우리는 대림과 사순의 전례 시기도 많은 이들과 공유한다. 세계 여러 곳에서 우리가 공유하는 이 전례력은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교의 가장 주된 축일의 예식을 함께 준비할 수 있도록 한다. 일부 교구에서 가톨릭 주교가 다른 그리스도인 지도자와 함께 이 중요한 예식들에 대한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한다. 


22. 성인과 순교자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는 「제삼천년기」(Tertio Millennio Adveniente)에서 “아마도 가장 설득력 있는 형태의 교회 일치 운동은 성인들과 순교자들이 보여준 교회 일치일 것입니다.”라고 하시며, 바로 뒤이어 “성인들의 통공은 우리를 분열시키는 것들보다 더 크게 외치고 있습니다.”(「제삼천년기」, 37항)라고 쓰셨다. 우리 교회들은 이미 성인들과 순교자들이 나눈 통공으로 일치를 이루고 있다. 특정 성인이나 성지 또는 성화에 대한 공동 신심은 교회 일치 순례와 행렬과 예식의 중심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가톨릭 신자들은, 특히 가톨릭 주교들은 이미 공동으로 지니고 있던 신심들을 장려함으로써 다른 그리스도인들과의 일치의 유대를 강화할 수 있다. 


세계의 특정 지역에서는 그리스도인들이 박해로 고통받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피 흘려 이룬 교회 일치”9)라고 자주 언급하셨다.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는 이들은 종종 그리스도인들 사이의 일치를 그리스도인들 자신보다 더 잘 인식한다. 순교의 고초를 겪었던 다른 전통의 그리스도인들을 존경하면서, 가톨릭 신자들은 그리스도께서 그들에게 내려주시고 그들이 굳세게 증언하는 풍요를 인식한다(일치 교령 4항 참조). 더 나아가 우리가 그 순교자들이 이룬 공동체들과 나누는 친교가 불완전할지라도 “죽음에 이르는 순교(martyria)를 우리 모두 은총 생활의 절정으로 여긴다는 점에서 이 친교가 이미 완전한 것 …… 그리스도와 이루는 가장 참된 친교”(「하나 되게 하소서」 84항; 참조: 12항, 47항, 48항, 79항)이다.


23. 그리스도인 일치에 대한 축성 생활의 기여


갈라지지 않은 교회가 공동으로 지닌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는 축성 생활은 분명 일치 증진을 위하여 특별한 소명을 지닌다. 오랜 설립 역사를 지닌 수도 공동체도, 신설 공동체와 교회 운동도 교회 일치적 환대, 그리고 그리스도인들 사이의 일치와 ‘은총의 교환’을 위한 기도를 함께 나누는 특권을 누리는 자리가 될 수 있다. 최근에 설립된 일부 공동체들은 그리스도인 일치 증진을 자신의 고유한 은사로 삼는데, 그 가운데 몇몇은 다양한 그리스도인 전통에 속한 사람들을 회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는 교황 권고 「축성 생활」(Vita Consecrata)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시급히 요구되는 것은 축성된 사람들이 그들의 삶에서 교회 일치를 위한 기도와 진정한 복음적 증거에 더 많은 여지를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사실 어떤 축성 생활회도 이러한 목적을 위한 노력에서 면제받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세계주교대의원회의 후속 권고 「축성 생활」, 100-101항).


24. 기억에 대한 치유


‘기억에 대한 치유’라는 표현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 뿌리를 두고 있다. 공의회 폐막 전날인 1965년 12월 7일, 성 바오로 6세 교황께서는 아테나고라스 총대주교와 함께 공동 선언을 통하여 1054년에 내려진 파문을 ‘교회의 기억에서 지워버렸다.’ 십 년이 흐른 뒤에 성 바오로 6세 교황께서는 처음으로 ‘기억에 대한 치유’라는 표현을 쓰셨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 적으셨듯, “공의회는 역사적 기억에 대한 치유이자 상호 용서이며 동시에 친교를 추구하는 확고한 투신이 된 장엄 예식으로 끝을 맺었다”(「하나 되게 하소서」, 52항).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는 앞서 언급한 회칙에서 “용서의 거부”, “‘상대편’을 단죄하는 복음에 어긋나는 고집”, “그릇된 편견에서 비롯된 경멸”(「하나 되게 하소서」, 15항)을 극복해야 하는 필요성을 강조하셨다. 그리스도인 공동체들이 종종 적개심을 품고 점점 더 서로 갈라졌기에 어떠한 경우에는 이와 같은 태도들이 고착화되었다. 많은 그리스도인 공동체들의 기억에는 종교적 국가적 분쟁의 역사가 여전히 아픈 상처로 남아 있다. 그렇지만 역사적 분열로 갈라진 공동체들이 역사에 대한 공동의 재해석을 위하여 한자리에 모일 수 있다면 기억의 화해가 이루어질 수 있다. 


2017년에 있었던 종교 개혁 500주년 기념 또한 기억에 대한 치유의 한 사례였다. 문서 「갈등에서 친교로」(From Conflict to Communion)를 통하여 가톨릭 신자들과 루터교 신자들은 “여러 종파의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새로운 골들을 파는 일 없이”(「갈등에서 친교로」, 12항)10)  어떻게 하면 각자의 전통을 전수할 수 있는지 자문했다. 그들은 새로운 접근법으로 자신들의 역사를 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과거에 일어난 일을 바꿀 수는 없지만, 대신에 시간이 흐름에 따라 과거에 대하여 무엇을 어떻게 기억할지는 바꿀 수 있다. 기억은 과거를 현존하게 한다. 과거 자체는 바꿀 수 없는 반면에, 현재에 있는 과거의 존재는 바꿀 수 있다”(「갈등에서 친교로」, 16항). 


                                                                              

실천적 권고

▶ 교회 일치를 위하여 정기적으로 기도하여야 한다.

▶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을 맞아 교회 일치적으로 거행하는 기도회를 마련하고, 본당에서도 기도 모임을 장려하여야 한다.

▶ 다른 그리스도인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공동 성경 연구 기간, 교회 일치 순례와 행렬, 공동의 상징적 행위, 성유물이나 성화 교환 등의 행사 가능성을 타진하여야 한다.

▶ 다른 그리스도인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성탄 대축일이나 부활 대축일에 공동 담화를 발표하여야 한다.

▶ 지역 내 다른 그리스도인 공동체들과 함께 공동 지향으로 교회 일치 기도회를 거행하여야 한다.

▶ 이웃에서 활동하는 그리스도인 목회자나 지도자와 정기적으로 만나도록 사제들이나 사목 종사자들을 격려하여야 한다. 

▶ 축성 생활 공동체들과 교회 운동들의 교회 일치 활동 근황을 파악하고 그 활동을 격려하여야 한다. 

▶ 기억에 대한 치유가 필요한 곳을 식별하고자 다른 그리스도인 공동체들과 협력할 것을 교구 위원회에 요청하고 그러한 치유를 도울 구체적인 계획을 제안하여야 한다. 

                                                                              


나. 사랑의 대화


25. 사랑의 대화를 위한 세례의 토대


모든 교회 일치는 세례에서 오는 일치이다. 가톨릭 신자들은 우리 공동의 창조주 덕분에 모든 이를 형제자매로 인식하고 있지만, 신약 성경과 교회의 교부들의 전통을 따르며 세례 받은 다른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그리스도인들과는 그리스도 안의 형제자매로서 더욱 깊은 관계를 이루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렇기에 사랑의 대화는 그저 인간의 형제애만이 아니라 세례로 맺어진 친교의 유대와도 연관된다.


26. 교회 일치 기구와 행사 안에서 이루어지는 만남의 문화


가톨릭 신자들은 다른 그리스도인들이 다가오기만을 기다려서는 안 되고 다른 이에게 한발 먼저 다가갈 준비를 언제나 갖추고 있어야 한다(일치 교령 4항 참조). 이러한 ‘만남의 문화’가 모든 진정한 교회 일치를 위한 선행조건이다. 따라서 가톨릭 신자들은 지역, 교구, 국가 차원의 다양한 교회 일치 기구에 최대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회 협의회(Councils of Churches)와 그리스도교 협의회(Christian Councils) 같은 기구들은 상호 이해와 협력을 이루어 왔다(일치 운동 지침서, 166-171항 참조). 가톨릭 신자가 국민 대부분을 차지하는 곳에서는 교회 일치 운동에 동참해야 할 특별한 의무가 그들에게 있다(일치 운동 지침서, 32항 참조). 사랑의 대화는 친교의 끈을 단단히 해 주는 여러 소박한 계획들, 곧 특별한 날에 경축 메시지나 사절의 교환, 지역 사목자들 간 상호 방문과 모임, 교구, 본당, 신학교, 학교, 성가대 등 공동체나 기관 사이의 자매결연이나 협약을 통하여 이룩된다. 이렇게 하여 우리는 말과 행동으로써 그리스도 안의 형제자매들을 향한, 그리고 나아가 그들이 속한 그리스도교 공동체들을 향한 우리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그들 공동체에서 발견하는 “참된 그리스도교적 보화들을 공동 유산에서 나온 것으로 기꺼이 인정하고 존중”(일치 교령 4항)하기 때문이다.


많은 주교들이 사랑의 대화에 힘입어 교회 일치가 주교의 단순한 직무 이상이라는 사실을 체험해 왔고, 교회 일치가 풍요로움과 기쁨의 원천임을 발견한다. 그 기쁨으로 “얼마나 좋고 얼마나 즐거운가, 형제들이 함께 사는 것이!”(시편 133[132],1) 하며 탄성을 올리게 되는 것이다. 


                                                                              

실천적 권고

▶ 다른 그리스도인 지도자들과의 만남을 위한 첫걸음을 시작하여야 한다.

▶ 다른 그리스도인 지도자들을 위하여 사적 공적으로 기도하여야 한다.

▶ 가능하고 적절하다면 교구 내에서 다른 그리스도인 지도자들의 서품, 착좌, 환영 전례에 참석하여야 한다. 

▶ 적절한 때에, 다른 그리스도인 지도자들을 전례 거행과 기타 주요 행사에 초대하여야 한다.

▶ 교구 안에 있는 교회 협의회와 기타 교회 일치 기관의 동향을 파악하고 가능한 방식으로 참여하여야 한다.

▶ 주요 행사와 소식을 다른 그리스도인 지도자들에게 알려야 한다.

                                                                              


다. 진리의 대화


27. 은총의 교환인 대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는 「하나 되게 하소서」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대화는 “명백한 필요성이 되었으며, 교회의 한 우선 과제가 되었다”(「하나 되게 하소서」, 31항). 교회 일치 대화를 통하여 그 대화에 참여하는 모든 이가 “더 올바른 인식과 더욱 공정한 평가를 하게 된다”(일치 교령 4항).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말씀에 따르면, “대화는 단순히 사고의 교환만은 아니다. 어느 면에서, 대화는 언제나 ‘은총의 교환’이다”(「하나 되게 하소서」, 28항). 이러한 교환을 통하여 “각 부분이 그 고유한 은혜를 다른 부분들과 온 교회에 가져다준다”(교회 헌장 13항).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다음과 같은 말씀으로, 다른 그리스도인의 은혜나 우리의 교회적 필요에 관련되며 다른 이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영역에 적극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라고 초대하신다. “성령의 자유롭고 풍요로운 활동을 참으로 믿는다면, 우리는 서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다른 이들을 더 잘 알기 위하여 그들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얻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성령께서 그들 안에 씨를 뿌려 주신 것, 우리에게도 선물이 되는 열매를 거두어들이는 문제입니다”(「복음의 기쁨」, 246항). 


28. 우리를 모든 진리로 이끌어 주는 대화


진리의 대화는 신앙의 일치 회복을 목표로 하는 신학적 대화이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는 「하나 되게 하소서」에서 이렇게 물으셨다. “진리를 희생시켜 얻은 화해를 누가 정당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하나 되게 하소서」, 18항) 교황께서는 다음과 같이 강조하셨다. 온전한 친교는 “완전한 진리를 받아들일 때만 가능할 것이다. 성령께서는 그리스도의 제자들을 완전한 진리로 이끄신다”(「하나 되게 하소서」, 36항). 이와 똑같은 확신이 2014년 예루살렘에서 이루어진 ‘프란치스코 교황과 바르톨로메오 1세 세계 총대주교의 공동 선언문’에 다음과 같이 표명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신학적 대화가, 타협을 위한 최소한의 공통분모를 찾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교회에 주신 완전한 진리를 더욱 깊이 이해하는 데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이 진리는 우리가 성령의 이끄심을 따를 때에 더욱 잘 이해하게 된다.”


29. 교구, 국가, 국제 차원의 신학적 대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래로 수십 년 동안, 가톨릭 교회는 전 세계 그리스도교계와 함께하는 많은 국제 양자간 신학적 대화에 참여해 왔다. 이러한 대화 위원회는 역사적 분열을 초래하였던 신학적 불일치를 다루는 임무를 맡되, 과거의 논쟁적인 어조와 편견을 뒤로하고 공동의 전통을 시작점으로 삼는 방식으로 그 임무를 수행해 왔다.11) 그리하여 이 대화들을 통하여, 대화 상대방들이 같은 신앙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고자 시도하는 문서들이 발표되었다. 이 문서들은 서로의 차이를 다루고 대화 상대와의 공통점을 확장시키고자 노력하며 활동이 더 필요한 부분들을 확인하였다. 대화의 결실로, 함께 나누는 믿음을 토대로 함께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올바르게 식별하기 위한 틀이 마련되었다. 


주교회의의 권위 아래 운영되는 수많은 전국 대화 위원회 활동 역시 중요하다. 전국 위원회들은 흔히 국제 위원회들과 대화하면서 풍성한 연구가 필요한 새로운 분야들을 제안하고, 국제 위원회의 문서들을 받아 그에 대한 의견을 전달한다. 


교구와 국가 차원에서 행해지는 진리의 대화는 세례성사의 의미와 그 유효한 거행과 관련하여 각별한 중요성을 지닐 수 있다. 지역 교회 직권자들은 세례에 대하여 상호 인정을 표명하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할 수 있었다(일치 운동 지침서, 94항 참조). 다른 교회 일치 활동 단체들과 계획들도 진리의 대화를 위하여 귀중한 기여를 할 수 있다.12)     

  


30. 수용의 도전 과제 


수용은 무엇을 진정한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으로 공인할지 교회가 식별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그리스도인 공동체는 말씀의 첫 선포 때부터 오랜 역사를 이어온 공의회들과 교회 가르침을 통하여 이러한 식별을 수행해 왔다. 교회 일치의 시대에 수용은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양자간 그리고 다자간 대화가 합의를 이루어 수많은 성명과 선언을 발표했지만, 그 내용이 언제나 그리스도인 공동체들의 삶 안에 스며들지는 않았다. 가톨릭 교회와 세계교회협의회의 공동실무위원회가 발표한 수용에 관한 문서에서, 교회 일치적 수용은 “[대화의 결실들이] 저마다의 고유한 교회 전통 안에서 적용되게 하는 데에 필요한 복음화의 자세”13)라고 기술되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는, 양자간 협약의 효과적인 수용을 위해서 “진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 검토에는 여러 수단과 방법으로 책임을 지닌 다양한 차원에서 하느님 백성 전체가 참여하여야”(「하나 되게 하소서」, 80항) 할 필요성을 강조하셨다. 이러한 수용의 과정에 온 교회가 신앙 감각(sensus fidei)을 발휘하여야 하고, 평신도들과 신학자들과 사목자들이 모두 함께 이에 참여하여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신학 대학들과 지역 교회 일치 위원회들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교회의 교도권은 최종 판단을 내릴 책임이 있다(「하나 되게 하소서」, 81항 참조). 따라서 주교들에게는 특히 자신들의 고유한 상황에 가장 적절한 교회 일치 문헌들을 읽고 평가할 것이 요구된다. 많은 문헌들이 지역 차원에서 실행될 수 있는 제안들을 담고 있다.


교회 일치 대화를 통하여 작성된 글들은 관련된 교회들의 공식 가르침 문헌을 이루지 않지만 그리스도인 공동체들의 삶 안으로 받아들여져 모든 이가 신앙의 신비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깨닫도록 도와준다. 


                                                                              

실천적 권고

▶ 교구 내에 가톨릭 교회와 주요 그리스도인 공동체들이 발표한 양자간 문헌들로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여야 한다. 이 편람의 부록이 이러한 대화로 입문하는 데에 안내할 것이며, 관련 문헌들은 일치평의회 웹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있다. 

▶ 평신도 신학 전문가 또는 성품 받은 신학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교구나 지역 차원의 대화 위원회를 설립하여야 한다. 대화 위원회는 국내외 차원의 대화에 관한 문헌들의 공동 연구를 수행하거나 지역 관심사를 다룰 수도 있다. 

▶ 대화 위원회에 교구나 기타 그리스도교 공동체, 또는 교회 일치 합의를 바탕으로 한 공동체들이 공동으로 맡을 수 있는 구체적 행동 방안을 제안해 달라고 요청하여야 한다. 

                                                                              


라. 삶의 대화


31. 신학적 대화를 통하여 공동 표명한 진리는 문화적 환경 안에서 세상에 봉사하는 공동 사목 활동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표현될 수 있어야 한다. 일치 운동 지침서는 인간 생활의 이러한 분야에서 그리스도인들이 하는 기여는 “함께 행동할 때, 그리고 그들이 일치해서 그 일을 한다는 것이 관찰될 때 더욱 효과적일 것”임을 확인한다. 이어서 이 지침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신앙이 허용하는 한 모든 것을 함께 하기를 바랄 것이다”(162항). 이러한 말은 세계교회협의회가 최초로 구상한 룬드의 원칙(Lund Principle)이라고 알려진 교회 일치 운동의 주요 원칙을 반영한다. 곧, 그리스도인들은 “그들이 갈라져 행동할 수밖에 없게 한 뚜렷한 차이가 나는 신념의 문제를 제외한 모든 문제에서 함께 행동”(신앙직제위원회 제3차 국제회의, 1952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톨릭 신자들은 함께 일함으로써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이미 나누고 있는 친교를 깊고 충실히 살기 시작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가톨릭 신자들은 교회 일치에서 쌍을 이루는 두 가지 덕목인 인내와 끈기를 모두 지니도록 부름받는다. 이는 곧 자기 주교의 인도 아래 “어려움에 직면하여 적당히 넘어가지 않고, 차근차근 그리고 조심스럽게”(일치 운동 지침서, 23항) 나아가는 것이다. 또한 이를 추구하는 데에서 화해를 향한 절실한 요구와 당신 제자들의 일치를 바라신 그리스도의 뜻으로 격려를 받은 참다운 투신을 보여야 한다(「복음의 기쁨」, 246항; 「하나 되게 하소서」, 48항 참조).


ㄱ) 사목적 교회 일치


32. 교회 일치를 위한 기회인 공통의 사목적 도전 과제


특정 지역의 그리스도인 공동체들이 사목과 선교에서 동일한 도전 과제에 직면하는 일은 아주 많다.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존재하는 일치를 향한 참다운 열망이 우선하지 않는다면, 그러한 도전 과제들은 긴장을 더욱 심화시키고 심지어 공동체들에 경쟁의식을 부추길 수도 있다. 그러나 올바른 교회 일치 정신으로 접근한다면, 바로 이 도전 과제들은 이 글에서 ‘사목적 교회 일치’라고 부르는 사목 분야에서 그리스도인 일치를 위한 기회가 된다. 이는 믿는 이들의 삶 안에서 그리스도인의 일치를 증진하는 데에 가장 효과적으로 기여하는 분야 가운데 하나이다.


33. 함께하는 사목, 함께 나누는 자원


서로 다른 전통의 그리스도인 교역자들은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병원, 교도소, 군대, 대학교, 그 밖의 담당 사목 분야에서 함께 일한다. 이러한 상황들 가운데 많은 경우에 경당이나 또 다른 장소들을 공유하여 서로 다른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신자들을 사목한다(일치 운동 지침서, 204항 참조). 


교구장 주교는 신자들에게 추문이나 혼동을 야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경우, 다른 그리스도인 공동체에 성당의 사용을 허가할 수 있다. 교구의 주교좌성당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식별이 필요하다. 일치 운동 지침서는 다른 공동체들이 자신의 예식을 거행할 만한 예배 장소나 전례 용품이 없는 경우 가톨릭 교회의 교구가 그들을 도와주는 상황들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137항 참조). 마찬가지로 가톨릭 공동체들이 다른 그리스도인 공동체들로부터 비슷한 환대를 받게 되는 다양한 상황들도 있다. 이러한 자원 공유로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신뢰를 형성하고 상호 이해를 심화할 수 있다.


34. 사명과 교리 교육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 그리하여 …… 세상이 믿게 하십시오.”(요한 17,21) 하고 기도하셨다. 교회 일치 운동은 그 기원에서부터 언제나 교회의 복음화 사명을 그 핵심으로 간직해 왔다. 그리스도인들 사이의 분열은 복음화를 가로막고 복음 메시지의 신뢰성을 저해하였다(일치 교령 1항; 「현대의 복음 선교」, 77항; 「하나 되게 하소서」, 98-99항 참조). 일치 운동 지침서는 그리스도인들 사이의 원초적 분열과 관련 있는 “인간적, 문화적, 정치적 요인들이” 새로운 선교 지역에 이식되지 않도록 보장해 줄 필요성을 강조하며, 다양한 그리스도교 전통 출신의 그리스도인 선교사들에게 “상호 존중과 사랑으로”(일치 운동 지침서, 207항) 활동할 것을 요청한다.  


교황 권고 「현대의 교리 교육」(Catechesi Tradendae, 1979)은 어떤 상황에서는 주교들이 교리 교육 분야에서 다른 그리스도교 신자들과의 협력이 “적절하거나 또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길 수 있다고 적고 있다(「현대의 교리 교육」, 33항; 참조: 일치 운동 지침서, 188항). 이어서 이 문서는 비슷한 협력의 조건들도 설명하고 있다. 교리 교육 분야에서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협력하는 데에 『가톨릭 교회 교리서』가 유용한 도구라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35. 혼종혼인


교구장 주교는 혼종혼인을 승인하고 어떤 경우에는 가톨릭 예법의 혼인 예식을 관면하여야 한다. 혼종혼인은 흔히 그리스도인들 사이의 일치가 이루어지는 특권적 자리인 까닭에 이것을 문제로 여겨서는 안 된다(「가정 공동체」[Familiaris Consortio], 78항; 「사도들의 후계자」, 207항 참조). 그러나 사목자들은 다른 어떤 상황보다도 더 첨예할 수도 있는 그러한 혼종혼인 가정들에서 겪는 그리스도인 분열의 고통에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 혼종혼인 가정들에 대한 사목은 부부의 혼인 준비 시작 단계에서부터 그들이 자녀를 낳고 그 자녀들이 성사를 준비할 때의 사목적 동반에 이르기까지 교구와 지역 차원에서 모두 관심을 기울이는 사항이어야 한다(일치 운동 지침서, 143-160항 참조). 이러한 혼종혼인 가정들이 본당과 교구의 교회 일치 활동들에 참여하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혼종혼인을 동반하고 지원하기 위한 그리스도교 사목자들의 상호 교류 모임은 교회 일치 협력을 위한 훌륭한 토양이 될 수 있다(일치 운동 지침서, 147항 참조). 최근의 이민 동향에서 이러한 교회 현실이 뚜렷해졌다. 지역에 따라 혼종혼인, 혼종혼인 자녀들의 세례와 영성 교육과 관련하여 매우 다양한 관행이 존재한다.14) 그러므로 이처럼 긴급한 사목적 관심사에 관하여 지역적 차원에서 합의를 이루도록 권장해야 한다.


36. 성사 생활의 나눔(성사 교류)  


앞서 살펴보았듯이 우리는 공통된 세례를 통하여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참다운 친교를 나누고 있기에, 그리스도 안의 이 형제자매들과 함께하는 기도는 주님께서 당신 교회에 바라시는 일치로 우리를 이끌 수 있고 일치로 이끄는 데에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성사, 특히 성체성사를 집전하고 받는 문제는 각각 다른 전례 거행 안에서 여전히 우리의 교회 일치 관계에 큰 긴장을 야기하는 부분이다. 일치 운동 지침서는 “다른 교회와 교회 공동체의 신자들과 성사 생활의 나눔”(일치 운동 지침서, 129-132항)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 일치 교령 8항에서 표명한 두 가지 기본 원칙들을 따른다. 그 원칙들은 서로 긴장 관계를 이루고 있지만 언제나 함께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다. 첫 번째 원칙은 한 공동체 안에서 성사의 거행이 “교회 일치의 표명”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 원칙은 성사가 “은총 수단의 참여”(일치 교령 8항)라는 것이다. 첫 번째 원칙의 관점에서, 일치 운동 지침서는 “성체를 영하는 것은 완전한 교회 일치와 그것의 가시적 표현과도 필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일치 운동 지침서, 129항)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일반적으로 성체, 고해, 병자 성사에는 완전한 일치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만 참여한다. 그러나 이어서 일치 운동 지침서는 두 번째 원칙을 적용하여 이렇게 말한다. “어떤 상황과 조건 아래에서는 예외적으로 다른 교회와 교회 공동체의 신자들이 이러한 성사를 받는 것이 허용되거나 권장된다”(일치 운동 지침서, 129항). 이러한 의미에서 일치 운동 지침서는 두 번째 원칙을 확장하여, 성체는 세례 받은 이가 죄를 극복하고 그리스도의 생명의 충만함을 향하여 자라나게 해 주는 영적 음식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어떤 경우, 영혼들을 돌보기 위해서 성사 교류를 허용할 뿐만 아니라 바람직하게 여기고 권장해야 한다.


이러한 두 가지 원칙들이 적용 가능성을 평가하는 일에는 교구장 주교의 식별이 요구된다. 교구장 주교는 언제나 성사 교류의 가능성이 이에 관련된 교회와 공동체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교회법전』은 가톨릭 신자들이 다른 그리스도인 교역자들에게서 성사를 받을 수 있는 상황들을 기술한다(교회법 제844조 제2항; 동방 교회법 제671조 제2항 참조). 교회법의 규정에 따르면, 죽을 위험이 있거나 또는 교구장 주교가 “중대한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 다른 그리스도인들이 “이 성사들을 자진하여 청할 때 그들이 이 성사들에 대하여 가톨릭적 신앙을 표명하고 또한 올바로 준비한 경우에 한하여”(교회법 제844조 제4항; 동방 교회법 제671조 제3항) 가톨릭 교역자들이 그들에게 성사를 집전할 수 있다. 


무엇을 “중대한 필요성”이라고 여기는지 그리고 언제 예외적인 성사 나눔이 적절한지에 관한 주교의 판단은 언제나 사목적 식별임을, 곧 영혼들의 돌봄과 구원에 관계되는 것임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사들은 결코 그저 의례적으로 베풀어져서는 안 된다. 신자들에게 혼동이나 추문을 야기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말씀 또한 늘 명심해야 한다. “가톨릭 교회와 완전한 친교를 이루지는 않지만 성체성사, 고해성사, 병자성사를 … 다른 그리스도인들에게 가톨릭 교역자들이 특별한 경우에 집전할 수 있게 된 것은 매우 다행한 일입니다”(「하나 되게 하소서」, 46항)15).


37. 교회 일치에의 도전이자 기회인 개종


개종은 그 본성상 교회 일치 운동과는 구별된다(일치 교령 4항 참조). 그럼에도 일치 문헌들은 그리스도인이 한 그리스도인 공동체에서 다른 그리스도인 공동체로 이동하는 그러한 상황들을 인정한다. 교황령 「성공회 신자 단체」(Anglicanorum Coetibus)가 정한 규정과 같은 특정 사목 규정들이 이러한 현실에 부응한다. 지역 공동체들은 가톨릭 교회와 이루는 완전한 친교 안으로 들어오고자 하는 사람들을 기쁘게 맞아들여야 한다. 단, 『어른 입교 예식』(Ordo Initiationis Christianae Adultorum)의 규정에 따르면, “어느 모로든 우월감이 드러나지 않도록 애써 삼가야 한다”(부록 3항 ㄴ)) 16). 이와 관련된 개개인의 양심을 언제나 깊이 존중하면서, 가톨릭 교회를 떠나고자 하는 의사를 알린 이들이 자신의 결정의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해 주어야 한다. 교회 일치를 이루려는 상대와 확고한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바람에서 비롯되어 어떤 상황에서는 다른 그리스도인 공동체와 ‘행동 법령’(Code of Conduct)을 합의할 수도 있다.17). 특히 성직자가 이동하는 때에 제기되는 어려운 문제들을 다루는 경우에 그러하다.18) 

                                                                              

실천적 권고

▶ 다른 그리스도인 지도자들과 함께 공동 사목의 필요를 확인하여야 한다. 

▶ 다른 공동체들의 사목 계획을 경청하고 배워야 한다.

▶ 넓은 마음으로 다른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사목 활동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 교구 내 혼종혼인 가정들을 만나 그들의 경험을 경청하여야 한다.

▶ 앞서 요약된 성사 교류에 관하여 일치 운동지침서의 지침을 교구 성직자들에게 제시하여야 한다. 주교회의나 동방 가톨릭 교회의 지침이 있다면 그 내용들도 제시하여야 한다. 개별 사례들에서 그와 같은 조건들을 적용하여야 하는 때와 그러한 성사 생활의 교류가 적절한 때를 성직자들이 식별하도록 도와준다. 

▶ 교구나 주교회의에 예외적인 성사 교류에 관한 교회법 조항에 관련된 지침이 없는 경우, 그리고 상황상 그러한 지침이 유용하리라 여기는 경우, 주교회의 교회 일치 사무국에 연락하여 그러한 지침을 제시하거나 준비하기 위한 조언을 구하여야 한다. 

                                                                              


ㄴ) 실천적 교회 일치 운동


38. 세상에 봉사하기 위한 협력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함께 노력하는 가운데 일치를 이루며 공통으로 지닌 희망을 증언하고 있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종이신 그리스도의 얼굴을 더욱 밝은 빛 속에”(일치 교령 12항) 드러내라고 요청하였다. 여러 나라에서 인간 존엄을 수호하는 일과 기아, 자연재해, 문맹, 빈곤, 주택 부족, 부의 불공평한 분배로 말미암은 고통을 덜어 주려는 협력이 이미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오늘날 우리는 이러한 협력의 목록에 다음 내용을 덧붙일 수 있다. 실향민과 이주민을 돌보는 그리스도인들의 조직적인 활동, 현대판 노예 제도와 인신매매에 맞서는 투쟁, 평화 건설, 종교 자유 수호, 차별에 대한 저항, 생명의 거룩함 수호와 피조물 보호 등이다. 이 모든 분야에서 이루어지는 그리스도인들 사이의 협력은 ‘실천적 교회 일치 운동’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다. 점점 더, 그리고 새로운 요구가 제기됨에 따라, 그리스도인 공동체들은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최대한 효과적으로 응답하고자 자원을 한데 모으고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는 “가능한 모든 형태의 실질적 협력”으로 그리스도인들을 부르시며, 이러한 공동의 활동이 “일치 운동의 진정한 학교이며, 일치로 나아가는 역동적인 길”(「하나 되게 하소서」, 40항)이라고 말씀하셨다. 전 세계 주교들은 그리스도인 공동체들이 가난한 이들에게 봉사하는 데에 협력하는 것이 그리스도인 일치의 희망을 증진하는 원동력이라는 사실을 체험한다.


39. 증인으로서 함께하는 봉사


이러한 교회 일치 협력을 통하여 그리스도인들은 “우리 희망을 증언한다”(일치 교령 12항). 성경과 그리스도교 전통에서 배우는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우리는 하느님께서 모든 피조물을 하느님 나라의 충만함으로 인도하신다는 것을 확신하면서, 인간 존엄성과 피조물의 거룩함을 수호하기 위하여 행동하라는 재촉을 받는다. 그리스도인들은 이 편람 41항에 언급되는 제안과 같은 사회적 행동은 물론 문화 사업 분야에서도 함께 일함으로써 인간 존엄에 대한 온전한 그리스도인 관점을 함양한다. 그렇기에 우리가 함께하는 봉사는 우리가 함께 나누는 신앙을 온 세상에 드러내고, 우리의 증언은 일치를 위한 더욱 강력한 힘이 된다.


40. 종교간 대화


국가적 지역적 차원에서 그리스도인들은 다른 종교 전통들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맺어야 할 필요성을 한층 잘 깨닫고 있다. 최근의 이주 물결로, 이전까지만 해도 그리스도 공동체가 우세하던 곳으로 다양한 문화와 종교를 지닌 사람들이 들어오게 되었다. 개별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역량 발휘가 제한적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종교간 대화 분야에서 그리스도인들의 공동 협력이 유용하곤 하다. 일치 운동 지침서가 말하고 있듯이, 참으로 그러한 공동 협력을 통하여 “그리스도인들은 자기들 사이의 일치의 차원을 심화시킬 수 있다.” 지침서는 “반유다주의, 종교 광신주의, 교파주의”(일치 운동 지침서, 210항)와의 투쟁을 위한 그리스도인들의 공동 활동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한다. 끝으로, 우호 관계와 협력 수립을 목표로 하는 다른 종교 전통들과의 대화와, 그리스도께서 당신 교회에 바라셨던 일치의 회복을 목표로 하기에 교회 일치적인 것이라고 불러 마땅한 다른 그리스도인 공동체들과의 대화 사이에 존재하는 본질적 차이를 보는 시각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실천적 권고

▶ 다른 그리스도인 지도자들과 대화를 통하여 그리스도인의 봉사가 필요한 분야를 확인하여야 한다.

▶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임에도 현재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일들에 대하여 다른 그리스도인 지도자들 그리고 자기 교구의 교회 일치 책임자들과 대화하여야 한다. 

▶ 교회 일치 상대방들과 지역 공동체를 돕는 일에 함께하도록 사제들에게 권고하여야 한다.

▶ 각자의 교구에서 교회를 대표하여 사회 활동에 헌신한 교구 단체들과 신자들에게 지금까지 다른 그리스도인 공동체와 협력해 온 내용과, 이를 어떻게 확대해 나갈 수 있는지에 관하여 요청하여야 한다. 

▶ 지역 내의 다른 종교 전통과 맺고 있는 관계에 관하여 다른 그리스도인 지도자들과 대화하여야 한다.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어떤 일을 그리스도인 공동체들이 함께 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생각해 본다.                

                                                                                     

ㄷ) 문화적 교회 일치 운동


41. 문화적 요소는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갈라지는 데에 주요 역할을 해 왔다. 많은 경우 신학적 갈등은 문화적 차이에서 발생하는 상호 이해의 어려움에서 비롯되었다. 공동체들이 갈라져 서로 외따로 떨어져 살게 되면, 문화적 차이는 더욱 벌어지고 신학적 갈등은 더욱 첨예해지는 경향이 있다. 좀 더 긍정적인 관점에서, 그리스도교는 전 세계에 문화적 다양성을 발전시키고 풍성하게 만드는 데에 크게 기여해 왔다. 

    

‘문화적 교회 일치 운동’은 다른 그리스도인들의 문화를 더욱 잘 이해하려는 모든 노력이 필요하며, 그렇게 하여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문화적 차이를 넘으면, 우리가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지만 같은 신앙을 나누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문화적 교회 일치 운동의 중요한 측면은, 서로 다른 공동체들을 화합시킬 수 있고 우리 시대에 복음을 다시 토착화할 수 있는 공동의 문화 계획들을 증진하는 것이다. 


일치 운동 지침서(211-218항 참조)는, 학문적, 과학적, 예술적 성격의 공동 계획을 권장하며 이러한 계획들의 식별 기준(212항 참조)을 제공한다. 많은 가톨릭 교구들의 체험을 통하여 교회 일치 음악회, 성예술 축제, 전시회, 심포지엄이 그리스도인들이 화합하는 중요한 순간이었음을 보여 준다. 넓은 의미에서 문화는, ‘은사의 교류’를 위한 특권적 자리임을 드러낸다.


결론

42. 그리스도인들의 오랜 분열의 역사와, 그리스도인 공동체들을 갈라놓는 신학적 문화적 요소들의 복합적인 본질은 교회 일치를 위하여 노력하는 모든 이에게 커다란 도전이다. 그리고 일치를 향하여 나아가는 길에 놓인 장애들은 사실 인간의 힘을 넘어서기에 우리의 노력만으로 극복할 수 없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은 죄와 분열을 이기신 하느님의 결정적인 승리이며, 이는 바로 불의와 모든 형태의 악을 이기신 하느님의 승리와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까닭에 그리스도인들은 불의와 전쟁 앞에서 절망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들의 분열 앞에서도 절망할 수 없다. 그리스도는 이미 이러한 악을 물리치셨다. 


교회의 임무는 언제나 그리스도 승리의 은총을 받는 것이다. 이 편람에서 제안하는 실질적인 권고 사항과 계획들은, 교회와 특히 주교들이 그리스도인들의 분열을 무찌르시는 그리스도의 승리를 실현하고자 투신할 수 있는 방법들이다. 하느님 은총에 열려 있는 것이 교회를 쇄신한다. 그리고 일치 교령의 가르침대로 이러한 쇄신은 언제나 일치를 향하여 나아가는 데에 꼭 필요한 첫걸음이다. 하느님 은총에 열려 있는 것은 그리스도인 형제자매들에게 열려 있는 것이다.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말씀하셨듯이 “우리에게도 선물이 되는 열매”(「복음의 기쁨」, 246항)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 편람의 제1부와 제2부는 이러한 일치 운동의 두 가지 측면을 다루고자 하였다. 곧 교회 자신의 생활과 구조의 쇄신, 그리고 다른 그리스도인 공동체들과의 영적 일치 운동 그리고 사랑, 진리, 삶의 대화에의 참여이다. 


폴 쿠튀리에 신부(1881-1953년)는 교회 일치 운동, 특히 영적 교회 일치 운동의 가톨릭 선구자로, 일치를 위하여 기도를 바치며 분열을 이기시는 그리스도의 은총을 청하였다. 그의 이 기도는 여전히 많은 다른 전통의 그리스도인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그 기도로 이 편람을 마친다. 


주 예수님, 

주님께서는 저희를 위하여 돌아가시기 전날 밤에,

당신께서 성부 안에 계신 것처럼, 

그리고 성부께서 당신 안에 계신 것처럼

당신의 모든 제자가 완전하게 하나 되기를 바라셨나이다. 

저희가 신앙이 부족하여 일치를 이루지 못하고 있음을 

통감할 수 있게 하소서. 

저희 안에 감추어진 다른 이에 대한 무관심과 불신과 적대감까지

깨달을 성실함과 

거부할 용기를 주소서. 

저희가 모두 당신 안에서 서로 만나

저희 영혼과 입술에서 

당신께서 바라시는 대로 또 모든 방법으로

그리스도인의 일치를 위한 기도를 바치게 하소서.

완전한 사랑이신 주님 안에서

주님의 사랑과 진리에 순종하게 하소서. 

아멘.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이 편람을 승인하시고 발표를 허락하셨다. 


바티칸에서

2020년 6월 5일 

일치평의회 

장관 쿠르트 코흐 추기경

사무총장 브라이언 패럴 주교 


 



교회 일치에 관한 가톨릭 문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일치 운동에 관한 교령 「일치의 재건」(Unitatis Redintegratio), 1964.


성 요한 바오로 2세, 일치 운동에 회칙 「하나 되게 하소서」(Ut Unum Sint), 1995.


교황청 일치평의회와 연합 성서 공회(United Bible Societies), 「성경 번역의 교회 간 협력을 위한 지침서」(Guidelines for Interconfessional Cooperation in Translating the Bible), 1987.


일치평의회, 「교회 일치 운동의 원칙과 규범의 적용에 관한 지침서」(Directory for the Application of Principles and Norms on Ecumenism), 1993.


일치평의회, 사목 종사자의 교회 일치 교육(The Ecumenical Dimension in the Formation of those Engaged in Pastoral Work), 1995.


위 문서들과 그 밖의 문서, 정보 자료들은 일치평의회 홈페이지(www.christianunity.va)에서 확인할 수 있다.


 


부록


가톨릭 교회의 국제적 대화 상대들


양자 간 대화


교황청 일치평의회의 일은 그리스도 안의 우리 형제자매들의 관계를 그 어느 때보다 더욱 가까워질 수 있도록 증진하고(사랑의 대화), 온전한 가시적 친교(진리의 대화)를 나눌 수 없게 방해하는 교리적 분열을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이는 다른 그리스도인 공동체들과의 양자 간 대화 또는 회담을 수행한다. 지역적 또는 국가적으로 교회 일치 관계를 맺기 전에, 먼저 개별 그리스도 공동체가 이 부록에 열거된 세계의 종교 단체 가운데 한 공동체와 온전한 친교 관계를 맺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교회법을 따르지 않는 정교회(non-canonical Orthodox Churches)와 캔터베리 대주교와 친교를 이루지 않는 성공회 관구나 교구가 있고, 침례교 세계 연맹(the Baptist World Alliance)의 회원이 아닌 여러 침례교 공동체(Baptist communities)가 있다. 게다가, 국제 대표 기구가 없는 공동체들도 있다. 이러한 단체들과 교회 일치 관계를 맺을 경우 식별이 필요하다. 주교회의 또는 주교대의원회의, 교황청 일치평의회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비잔틴 전통의 정교회(Orthodox Churches of the Byzantine Tradition)


비잔틴 전통의 교회는, 일천년기의 일곱 차례 보편 공의회의 인준과 비잔티움에서 전수된 영성적이고 교회법적인 전통에 의하여 일치한다. 이러한 교회들은 정교회 전체를 구성하고, 자치 독립 교회의 원칙에 따라서 이루어진다. 이 교회들은 그들 저마다의 수좌 대주교가 있고, 그들 가운데 수위권을 가지는 세계 총대주교가 있다. 만장일치로 승인받은 독립 교회는 다음과 같다. 콘스탄티노플, 알렉산드리아, 안티오키아, 예루살렘, 모스크바, 세르비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조지아의 총대주교좌들, 그리고 키프로스, 그리스, 폴란드, 알바니아, 체코, 슬로바키아 독립 교회가 있다. 일부 총대주교좌는 그들 가운데에 소위 ‘자치’ 교회들도 포함한다. 2019년에 세계 총대주교는 우크라이나 정교회에 독립 교회 인준 결정서(tomos)를 부여하였다. 우크라이나 정교회는 여전히 다른 교회들의 인정을 받는 과정에 있다. 가톨릭 교회와 정교회의 신학 대화를 위한 국제 공동위원회(the International Joint Commission for Theological Dialogue)는 1979년에 설립되어, 6개 문서들을 채택하였다. 처음 세 문서는 교회의 성사 구조에 관한 것(뮌헨, 1982년; 바리, 1987년; 발라모, 1988년)이고, 나머지 네 문서는 ‘귀일주의’(uniatism) 문제를 다룬 것이다. 위기의 시기가 지나고 나서 2006년에 수위권과 시노달리타스 사이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대화의 새로운 국면이 시작되었고, 두 개의 문서(라벤나, 2007년; 키에티 2016년)를 채택하였다. 



동방 정교회(Oriental Orthodox Churches)


동방 정교회는, 제4차 보편 공의회를 인정하지 않기에 ‘비(非)칼케도니아’ 정교회라고도 알려졌으며, 세 가지 주요 전통, 곧 콥트, 시리아, 아르메니아 정교회와 구분된다. 2003년 설립된 공동 국제 위원회는, 제3차 보편 공의회까지 인정하는 7개 교회, 곧 콥트 정교회, 시리아 정교회, 아르메니아 사도 교회(에치미아진 가톨릭좌[Catholicosate of Etchmiadzin]와 칠리치아 가톨릭좌[Catholicosate of Cilicia]), 말란카라 시리아 정교회, 에티오피아 테와히도 정교회, 에리트레아 테와히도 정교회를 하나로 만들고자 하였다. 대화의 첫 단계는 2009년 교회의 본질과 사명에 관한 문헌으로 막을 내렸다. 새로운 단계는 2015년에 초대 교회 삶에서의 친교 실천에 관한 문헌을 채택하게 되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화는 성사들에 관한 것이다. 


이 위원회와 유사한 남인도의 말란카라 교회들과의 특별한 대화도 있다. 1989년과 1990년에 두 차례의 양자 간 대화가 있었다. 하나는 말란카라 시리아 정교회와의 대화였고 또 하나는 말란카라 (자코바이트) 시리아 정교회와의 대화였다. 위에서 언급한 위원회가 설립되었음에도 이 대화들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이 대화는 세 가지 주제, 곧 교회사, 공동 증언, 교회론에 중점을 둔다. 



아시리아 동방 교회(Assyrian Church of the East)


가톨릭 교회와 아시리아 동방 교회 간의 대화는 많은 풍성한 결과를 맺었다. 그리스도론 문제에 대한 첫 번째 대화의 결과로, 1994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는 동방의 마르 딘카 4세 아시리아 총대주교와 「가톨릭 교회와 아시리아 동방 교회의 그리스도론에 관한 공동 선언」(Common Christological Declaration of Pope John Paul II and His Holiness Mar Dinkha IV, Catholics-Patriarch of the Assyrian Church of the East)에 서명하셨다. 이는 신학적 대화와 사목적 협력을 위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어 가톨릭 교회와 아시리아 동방 교회 공동 신학 대화 위원회(Joint Commission for Theological Dialogue between the Catholic Church and the Assyrian Church of the East)는 다음 두 가지를 계획하였다. 하나는 성사 신학이며 다른 하나는 교회 설립에 관한 것이다. 대화의 두 번째 단계를 마치면서는 일치평의회가 성사에 관한 문제에 폭넓은 동의를 얻어 「칼데아 교회와 아시리아 동방 교회 사이의 성찬례 참여에 관한 지침」(Guidelines for Admission to the Eucharist Between the Chaldean Church and the Assyrian Church of the East)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성사 생활에 관한 공동 성명’(Common Statement on Sacramental Life)을 제목으로 하는 최종 문서에 동의하였고 이는 2017년에 채택되었다. 교회의 본질과 사명에 관한 세 번째 단계는 2018년에 시작되었다.



위트레흐트 연합 고(古)가톨릭 교회(Old Catholic Church of the Union of Utrecht)


위트레흐트 연합은 국제 고(古)가톨릭 주교회의(the International Old Catholic Bishops’ Conference)에 속하는 6개 국가의 교회로 구성되어 있다. 1889년부터 연합에 가입한 교회는 순서대로 네덜란드,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체코 공화국, 폴란드의 고 가톨릭 교회이다. ‘로마 가톨릭-고(古)가톨릭 국제 대화 위원회’(The International Roman Catholic-Old Catholic Dialogue Commission)는 2004년에 설립되었다. 최근 발표한 ‘교회, 그리고 교회의 친교’(The Church and Ecclesial Communion)는 2009년과 2016년에 발표된 두 보고서를 통합한 것이다. 이 문서는, 다양한 지역 교회 차원의 친교로서의 교회라는 공동의 이해가 보편적 시노드 관점 안에서 공동 지평을 열고 로마 주교의 수위권에 관한 공통된 시각을 가능하게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성공회(Anglican Communion)


성공회는 39개 관구와 8천 5백만 명 이상의 신자들이 있다. 성공회라고 주장하는 다른 이들도 있지만, 성공회는 주교가 옛 캔터베리좌와 친교를 이룬 교구들로 정의된다. 성공회와 가톨릭 교회의 교회 일치 대화는, 1966년에 성 바오로 6세 교황과 마이클 램시 대주교의 역사적 만남 이후에 시작되었다. 제1차 성공회-로마 가톨릭 국제 위원회(Anglican-Roman Catholic International Commission, ARCIC I)는 1970년과 1981년에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는 성찬례와 직무에 관하여 높은 수준의 합의서를 이끌어 냈다. 제2차 성공회-로마 가톨릭 국제 위원회(ARCIC II)는 1999년 「권위의 은사」(The Gift of Authority)라는 제목의 중요한 문서로 권위에 관한 이전 모임의 작업을 이어나갔다. 또한 구원, 마리아, 교회론, 윤리, 은총에 관한 공동 선언들도 발표하였다. 가장 최근에는 제3차 성공회-로마 가톨릭 국제 위원회는 ‘함께 걸어가기’(Walking Together on the Way)라는 제목으로 교회론에 관한 공동 선언을 발표하였다. 일치와 선교를 위한 성공회-로마 가톨릭 국제 위원회(the International Anglican-Roman Catholic Commission for Unity and Mission, IARCCUM)은, 성공회-로마 가톨릭 국제 위원회의 문헌들을 수용하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하여 공동의 신앙을 증언하고자 하는 성공회와 가톨릭 주교들로 구성된 위원회이다. 


루터교 세계 연맹(Lutheran World Federation, LWF)


루터교 세계 연맹은 말씀과 제대에 대한 봉사를 실천하는 148개 루터교의 국제 연맹이다. 루터교 세계 연맹 소속 교회는 99개 국가에 있으며, 7천 5백 5십만 명의 신자들이 있다. 루터교 세계 연맹은, 스웨덴 룬드에서 1947년에 설립되었다. 일치에 관한 루터교-가톨릭 위원회는 1967년 그 활동을 시작하였다. 가톨릭과 루터교의 대화는 그 이후로 어떠한 방해를 받지 않고 잘 진행되었다. 대화의 5단계에서 위원회는 복음과 교회, 직무, 성찬례, 의화, 교회의 사도성에 관한 연구 문헌들을 발표하였다. 최근 작업하는 주제는 세례 그리고 친교의 성장이다. 루터교-가톨릭 관계의 역사적으로 중요한 단계는, ‘의화 교리에 관한 합동 선언문’(The Joint Declaration on the Doctrine of Justification, 1999)으로 이루어졌다. 의화에 관한 신학은 종교 개혁으로 이어진 마르틴 루터와 교회 권위자들 간의 신학적 분쟁이 핵심이었다. 합동 선언문은 의화 교리에 관한 44개의 공통 확인 사항을 제안한다. 높은 수준의 합의가 이루어진 것을 바탕으로 루터교 고백문(Lutheran Confessions)과 트리엔트 공의회의 정죄는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합의하였다. 「갈등에서 친교로」(From Conflict to Communion, 2013)는 2017년 종교 개혁 500주년을 루터교와 가톨릭이 공동으로 기념하는 것이었다. 


세계개혁교회커뮤니언(World Communion of Reformed Churches, WCRC)


세계개혁교회커뮤니언과 그 회원 교회들은 장 칼뱅, 존 녹스, 울리히 츠빙글리가 주도한 16세기의 종교 개혁과, 얀 후스와 피터 발데스의 초기 개혁 운동에 뿌리를 두고 있다. 세계개혁교회커뮤니언 회원에는 회중 교회(Congregational Church), 장로 교회, 개혁 교회, 연합 교회, 발도파 교회가 있다. 2010년 세계개혁교회연맹(the World Alliance of Reformed Churches, WARC)과 개혁교회연합회(the Reformed Ecumenical Council, REC)가 연합하여 세계개혁교회커뮤니언을 창설하였다. 개혁 교회-로마 가톨릭 위원회(The Reformed-Roman Catholic Commission)는 1907년 로마에서 공식적으로 그 임무를 시작하였다. 위원회는 총 네 단계의 대화를 가졌으며, 다음과 같은 4종의 대화 보고서를 만들었다. ‘교회와 세상 안에서의 그리스도의 현존’(The Presence of Christ in Church and World, 1970-1977), ‘교회에 대한 공동의 이해를 향하여’(Towards a Common Understanding of the Church, 1984-1990), ‘하느님 나라에 대한 공동 증언 공동체인 교회’(The Church as Community of Common Witness to the Kingdom of God, 1998-2005), ‘의화와 성사성: 정의의 주체인 그리스도인 공동체’(Justification and Sacramentality: The Christian Community as an Agent for Justice, 2011-2015)이다.


세계감리교협의회(World Methodist Council, WMC)


세계감리교협의회는 세계 80개의 교회의 연합이다. 대부분은 18세기 성공회 신부였던 존 웨슬리의 가르침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감리교는 에큐메니칼 서약(ecumenical covenant)의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며, 캐나다, 호주, 인도와 같은 많은 나라에서 감리교는 연합 교회에 속한다. 감리교-로마 가톨릭 국제 위원회(The Methodist-Roman Catholic International Commission)는 1967년에 임무를 착수하였다. 위원회는 5년마다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때에 세계감리교협의회 회의도 개최된다. 이 보고서들은 다음과 같은 주제들에 초점을 맞추었다. 성령, 교회, 성사, 사도 전승, 계시와 신앙, 교회의 교도권, 거룩함이다. 2017-2021년 대화의 단계는 화해한 그리고 화해하는 공동체인 교회라는 주제에 초점을 맞추었다. 



메노파 세계 협의회(Mennonite World Conference, MWC)


메노파 세계 협의회는 16세기 유럽에서 있었던 급진 개혁, 특히 재세례파 운동(Anabaptist movement)에 기원을 둔 대다수의 그리스도 교회들의 국제 연합을 의미한다. 메노파 회원은 58개국의 107개 메노파 교회와 그리스도 안에서의 형제(Brethren in Christ) 교회이며, 약 150만 명의 세례받은 신자가 있다. 로마 가톨릭 교회와 메노파 세계 협의회와의 국제 대화는 1998년에 시작되었고, ‘평화의 일꾼이 되라고 함께 부름받았다’(Called Together to Be Peacemakers, 1998-2003년)라는 제목의 대화 보고서를 만들었다. 


더욱 최근에 (2012-2017년) 일치평의회는, 메노파 세계 협의회와 루터교 세계 연명과 함께 국제 삼자 간 대화 위원회(the International Trilateral Dialogue Commission)라는 삼자 대화에 참가하였고, 2017년에 ‘세례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안으로 받아들임’(Baptism and Incorporation into the Body of Christ, the Church)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마무리하였다. 


침례교 세계 연맹(Baptist World Alliance, BWA)


이 연맹은 1905년 런던에서 형성된 침례교 신자들의 국제 단체이다. 현재 4천 6백만 명의 신자로 240개의 회원 교회가 있다. 침례교 운동은 17세기 영국에서 청교도에서 갈라져 나와 교회와 국가의 급진적 분리를 옹호하는 분리주의 운동으로 시작하였다. 이 운동의 초창기 지도자인 존 스미스(John Smyth)와 토마스 헬위즈(Thomas Helwys)는 유아 세례가 성경에 위배된다고 확신하였다. 네덜란드의 침례 신학에 영향을 받은 메노파(재세례파교)와 함께 침례교는 유아 세례를 거행하지 않고, 그들이 ‘신자의 침례’(believers’ baptism)라고 일컫는 것을 옹호한다. 침례교-로마 가톨릭의 국제 대화는 1984년에 시작되었다. 두 단계로 이루어진 국제 대화는 다음 두 개의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현대 세계에서의 그리스도 증언을 위한 요청’(Summons to Witness to Christ in Today’s World, 1984-1988년)과 ‘교회의 삶에서 하느님 말씀’(The Word of God in the Life of the Church, 2006-2010년)이다.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대화의 세 번째 단계는, 현대 세계에서 공통된 그리스도인 증언에 관하여 성찰하고 있다. 


그리스도의 제자회(Disciples of Christ)


그리스도의 교회(Christian Church, 그리스도의 제자회[Disciples of Christ])는, 19세기 초 미국에서 보편성(catholicity)과 일치를 연구하면서 생겨났다. 그리스도인 일치는 교회에 대한 제자회의 교의와 하느님 나라에 대한 그들의 증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이들은 자기 자신을 ‘개신교 성찬 공동체’(Protestant Eucharistic community)라고 하고, “우리의 화해 여정은 성찬의 식탁에서 시작하고 성찬의 식탁에서 끝난다.”라고 거듭 말한다. 가톨릭 교회와의 대화는 1977년에 시작되어 다음 네 개의 문서를 발표하였다. ‘사도성과 보편성’(Apostolicity and Catholicity, 1982년), ‘그리스도 안의 친교인 교회’(The Church as Communion in Christ, 1992년), ‘신앙 전수’(Handing on the Faith, 2002년), ‘성찬례와 특별한 관련을 맺고 있는 교회 안에서의 그리스도의 현존’(The Presence of Christ in the Church with particular reference to the Eucharist, 2009년)이다. 


오순절-은사주의 운동(Pentecostal and Charismatic Movements)


1906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아주사 거리 부흥 운동(Revival Movement)이 오순절 운동의 시작으로 간주된다. 정통 오순절주의는 개신교 감각의 교파들을 곧바로 형성하게 된 이 부흥 운동에 그 근원을 두고 있고, 하나님의 성회(the Assemblies of God), 훠스퀘어 복음 교회(Four Square Gospel), 하나님의 교회(the Church of God)와 같은 국제 네트워크가 되었다. 서로 다른 그리스도교 전통 안에서 1950년 대의 부흥 운동에서 시작되었고 이러한 교파 경계 안에 머무는 교파적 오순절 운동은 일반적으로 은사주의라고 불린다(1968년에 있었던 가톨릭의 은사적 쇄신은 가톨릭 교회 내부의 교회 운동으로 머물지만 이 운동의 일환이다). 마지막으로 초교파 오순절 운동 또는 신(新)은사주의 교회(New Charismatic Churches, NCC)는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생겨났다. 현재 오순절과 은사주의는 전 세계적으로 약 5억 명의 신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오순절 운동-가톨릭 대화는 1972년에 시작되었고,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서의 은사를 다루는 ‘성령을 억누르지 마십시오’(Do Not Quench the Spirit)라는 최근의 문서를 포함하여 6개의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신은사주의 교회의 지도자 단체와 일치평의회 간의 일련의 예비 대화가 바티칸(2008-2012년)에서 개최되었다. 이 준비 단계의 마지막에, 그들의 정체성 탐구와 자기 이해를 위한 일련의 대화(2014-2018년)를 가지는 것에 동의하였다. ‘신은사주의 교회의 특징’(The Characteristics of the New Charismatic Churches)이라는 제목의 문서는 이러한 대화에 대한 신은사주의 교회의 성찰 결과에서 나온 것이다. 이는 교회 문서는 아니지만, 신은사주의 교회가 대화 안에서 자신을 설명하기 위한 시도를 나타내며, 가톨릭과 전 세계의 신은사주의 지도자들 간의 관계를 돕고 장려하려는 것이다. 

    

세계 복음 연맹(World Evangelical Alliance, WEA)


복음주의는 현대 교회사에서 최초로 일어난 교회 일치 운동 가운데 하나이다. 원래 복음 연맹은 런던에서 1846년에 창립되었으며, 루터파, 개혁파, 재세례파 전통의 그리스도교를 하나로 만들었다. 복음 연맹(현 세계 복음 연맹) 설립으로 그리스도와의 인격적 관계가 근본적인 일치의 가치, 곧 회개(참회)와 영적 거듭남(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남)으로 여겨졌다. 복음주의는 이른바 종교 개혁의 네 가지 솔라(solas), 곧 배타적인 조항들에 동의하였지만, 선교와 복음 선포에 관한 사안이 성공회부터 오순절주의까지 다양한 교회 전통에 속하는 복음주의의 현재 핵심 관심사이다. 가시적 기반 시설을 갖춘 국가 복음주의 연맹의 협회인 세계 복음 연맹, 그리고 대부분 개별 신자들의 협회인 로잔 운동(the Lausanne Movement)은 오늘날 복음주의의 관심사를 나타낸다. 세 차례의 국제회의는 일치평의회와 세계 복음 연맹의 대표들 간에 이루어졌고, 세계 복음 연맹은 다음 세 가지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선교에 관한 복음주의와 가톨릭’(Evangelicals and Catholics on Mission, 1976-1984년), ‘교회, 복음화, 코이노니아의 유대’(Church, Evanglisation and the Bonds of Koinonia, 1997-2002년), ‘성경과 전통 그리고 구원 안의 교회-가톨릭과 복음주의는 도전과 기회를 찾는다’(‘Scripture and Tradition’ and ‘The Church in Salvation’- Catholics and Evanglicals Explore Challenges and Opportunities, 2009-2016년). 


구세군(Salvation Army) 


구세군은, 19세기 중반 영국에서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을 위한 선교 운동으로 시작되었다. 창설자인 윌리엄 부스는 감리교 목사였다. 124개 나라에 구세군이 활동하고 있다. 회원은 1만 7천 명 이상의 현역 장교와 8천 7백 명의 퇴역 장교, 100만 명이 넘는 군인, 약 10만 명의 직원과 450만 명의 자원 봉사자가 있다. 구세군은 어떤 성사도 실천하지 않는 복음주의 그리스도인들이라고 분류할 수 있다. 구세군과 일치평의회의 일련의 비공식 교회 대화는 영국 미들섹스에서 2007년에 시작되었다. 2012년에 끝난 다섯 차례의 모임이 있었다. 구세군은 2014년 국제 대화의 요약문을 ‘가톨릭 교회와의 대화’(Conversation with the Catholic Church)라는 제목으로 발표하였다. 


다자 간 대화


일치평의회를 통해 가톨릭 교회는 또한 다자 간 대화에 참여한다.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 WCC)


1948년 설립된 세계교회협의회는 “성경을 따라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하느님이자 구세주로 고백하고, 성부와 성자와 성령, 곧 한 분이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공동 소명을 함께 성취하려고 하는 교회들의 친교이다”(제3차 총회에서 채택된 원칙, 뉴델리, 1961년). 세계교회협의회는 오늘날 교회 일치 운동이 가장 광범위하고 포괄적으로 조직화된 표현이다. 이는 정교회, 루터교, 개혁교회, 성공회, 감리교, 침례교, 복음주의, 오순절주의, 연합 독립 교회들을 포함해 350개의 교회들이 있다. 이들이 모두 함께 모든 대륙과 110개국 이상의 5억 명이 넘는 그리스도인들을 대표한다. 


가톨릭 교회는 세계교회협의회의 회원은 아니지만,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공동의 관심사를 위한 협력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가시적인 온전한 일치라는 목표를 추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협력은 일치평의회를 통하여 시작되었다. 이는 공동 실무단(the Joint Working Group, 1965년 창설)을 포함하며, 교회 일치 양성과 교육 그리고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 자료를 준비하는 데에 협력한다. 가톨릭 전문가들은 세계 선교와 복음전도 위원회(the Commission on World Mission and Evangelism), 에큐메니칼 교육과 양성 위원회(the Commission on Ecumenical Education and Formation)와 같은 세계교회협의회의 여러 위원회의 위원이고, 특정 사업 계획과 관련된 임시(ad hoc) 실무단의 위원이다. 신앙과 직제 위원회(the Commission on Faith and Order)는 특히 교리적, 윤리적, 구조적 차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중요하며, 위원 가운데 10%가 가톨릭 신자이다. 1948년 이 위원회가 설립된 이래로 성경과 성전, 사도 신앙, 인간학, 해석학, 화해, 폭력과 평화, 피조물 보호, 가시적 일치 등에 관한 많은 연구를 하였다. 1982년 세계교회협의회는 ‘세례, 성찬례, 직무’[Baptism, Eucharist, Ministry(BEM), ‘리마 문서’(The Lima Statement)라고도 알려져 있음]를 발표하였다. 이는 교회 일치 논쟁의 핵심 과제에 관한 최초의 다자 간 합의 문서이다. 가톨릭 교회의 공식 답변(1987년)은, 교회론에 대한 연구가 여전히 존재하는 사안들의 해결을 위한 교회 일치 대화의 핵심이라는 확신을 표현하였다. 2013년에 이 위원회는 두 번째 합의 문서 ‘교회: 공동의 전망을 향하여’(The Church: Towards a Common Vision)를 발표하였다. 수백명의 신학자와 교회 지도자들이 참여하여 30여 년 간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신학 대화의 결과물인 이 문서는, “그리스도인 공동체들이 교회에 관하여 공동의 이해를 얼마나 이루었는지를 드러내며, 지금껏 이룬 진전과 아직 해야 할 일들을 보여 준다”(‘교회: 공동의 전망을 향하여’, 서문). 가톨릭 교회의 공식 답변(2019년)은, 이 문서가 완전한 합의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본질, 사명, 일치에 관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안들에 대한 합의가 점점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하였다. 


국제 그리스도인 포럼(Global Christian Forum, GCF)


국제 그리스도인 포럼은 세계교회협의회의 맥락 안에서 20세기 말에 출현한 최근의 교회 일치 제안이다. 이는 포럼이라는 공개적 자리를 마련하여, 소위 ‘역사적 교회’(가톨릭, 정교회, 종교 개혁 이후 개신교)의 대표들과 ‘신생 교회’(오순절주의, 복음주의, 독립 교회)라고 하는 이들이 상호 존중을 증진하고 신앙 이야기를 나누며 공동의 도전들을 해결하려는 동일한 기반에서 하나 되게 하고자 한다. 국제 그리스도인 포럼은, 아프리카 설립 교회(African Instituted Churches), 대형 교회, 이주 교회, 그리고 새로운 교회 일치 운동과 공동체들을 포함하여 그리스도교 전통의 대표들 대부분이 한자리에 모이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국제 그리스도인 포럼에는 많은 그리스도교 국제 협의회와 세계 그리스도교 조직들이 있으며, 이 가운데 일치평의회, 세계오순절협의회(the Pentecostal Fellowship), 세계 복음 연맹, 세계교회협의회가 있다. 공식적인 회원 자격이 따로 없지만, 국제 그리스도인 포럼은 관계망을 위한 자리와, 오늘날 빠르게 변화하는 국제 그리스도교의 맥락에서 교회 지도자들이 공동 관심사를 탐구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준다. 


유럽개신교공동체(Community of Protestant Churches in Europe, CPCE)


유럽개신교공동체(CPCE)에는 로이엔베르크 협약(Leuenberg Agreement)에 서명한 90개가 넘는 개신교가 속해 있다. 이 공동체의 목적은 공동 증언과 예배를 통하여 교회에 친교를 제공하는 것이다. 회원은 루터교, 유럽 개혁 교회, 교회들의 합병에서 비롯한 연합 교회(the United churches), 발도파 교회(the Waldensian Church), 유럽 감리교이다. 핀란드의 복음주의 루터교와 스웨덴 교회와 같은 일부 유럽 교회는 여전히 이 공동체의 회원이 아니다. 2018년 9월 16일 스위스 바젤에서 있었던 예배에서, 유럽개신교공동체와 일치평의회는 교회, 그리고 교회의 친교를 주제로 공식 대화를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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